美 의학전문기자 신약 보도행태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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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학전문기자 신약 보도행태 자성론
  • 이경철
  • 승인 2007.12.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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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의학전문기자가 신약개발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에 자성론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의학전문기자 제리 애들러는 2일 뉴스위크 인터넷판에 게재된 "깊은 회의, 기적의 새 치료법에 기적은 없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앞으로 검증되지 않은 신약에 대한 기사는 쓰지 않겠다"고 공개선언했다.

지난 1970년대 살구씨에서 추출했다는 기적의 항암제에 언론이 열광했지만, 나중엔 별다른 의학적 효능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것처럼 새 치료법에 대한 기사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

이와 관련, 그는 신약의 효능이 유명 의학전문지에 소개됐다고 해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메릴랜드대 생물통계학자 바커 바셀의 견해를 소개했다.

의학전문지들은 모든 경우에 들어맞는 연구결과가 아니더라도 의학적으로 주목할만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개별적인 사례도 일반에 소개한다는 것. 이 때문에 제약회사든 티베트의 약초학자든 암을 고친 사례만 있다면 별다른 문제없이 의학전문지에 소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신약개발자 측이 제시하는 각종 연구결과도 덮어놓고 믿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결과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갖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대중들의 관심이 높은 약초치료 등 대안의학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대안의학 치료법은 환자의 주관에 좌우될 여지가 너무 크다는 것. 통증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침도 엄밀하게 검증할 경우 과학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그는 특정한 새 치료법에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들도 믿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의학기자들은 각종 통계 대신 환자들의 경험담을 소개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검증된 경험담을 소개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

예를 들어 일부 관절염 환자들은 자석팔찌를 착용한 뒤 통증이 사라졌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지만, 관절염은 주기적으로 통증의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석팔찌 덕에 통증이 줄었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애들러는 "내가 그런 신약 기사를 쓰지 않아도 대중은 각종 신약 사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시장에는 "우울증과 당뇨병, 발기부전 환자 3분의 1이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는 식의 만병통치 신약 광고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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