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 당뇨병 발생과정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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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성 당뇨병 발생과정 규명
  • 이경철
  • 승인 2007.11.0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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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대 김승 교수 "새 당뇨 치료법 기대"
미국 스탠퍼드대의 한국계 과학자가 췌장에 있는 한 단백질이 임신성 당뇨병을 일으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스탠퍼드대 의대 발달생물학과 김승 교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2일자)"에서 췌장에 있는 메닌이라는 단백질이 임신부 체내에서 췌장 섬세포가 성장하는 것을 막아 임신성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쥐 실험 결과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신생아의 선천성 결손증의 주요 원인이며 성장 후 당뇨병 발병 위험의 예고인자인 임신성 당뇨병과 다른 종류의 당뇨병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닌은 췌장과 다른 장기에서 암 발생을 막아주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는 단백질이다. 메닌이 세포의 성장을 막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신부나 비만인 사람은 태아나 체중 증가로 불어난 세포들이 혈액에서 더 많은 당분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췌장에서 호르몬을 생산하는 섬세포가 늘어나 인슐린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

대부분의 임신부는 태아가 성장하면서 췌장 섬세포가 증가했다가 아기를 낳은 후에는 임신 전 상태로 돌아가지만 5% 정도에서는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하고 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김 교수는 쥐를 이용한 이 연구에서 쥐가 임신을 하면 췌장에서 메닌 생산이 줄면서 췌장 섬세포가 늘어나고 인슐린 공급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메닌이 췌장 섬세포 성장에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또 메닌 수치는 새끼를 낳은 후 1주일이 지나자 정상수준으로 돌아갔으며 커진 췌장 섬세포의 크기도 임신 전 수준으로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메닌이 지나치게 많이 생성되는 유전자 변형 쥐를 만들어 메닌이 많이 생성되면 임신 후에도 췌장 섬세포가 성장하지 못하고 이에 따라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또 임신부 몸에 많은 프롤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메닌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임신하지 않은 쥐들에 프롤락틴을 투여하자 임신한 쥐에서처럼 메닌 생성이 줄어들면서 췌장 세포가 커졌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비만인 쥐의 췌장에는 정상 체중인 쥐보다 메닌이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는 메닌이 비만과 관련된 당뇨병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프롤락틴이 메닌 수치를 조절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며 "메닌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제2형 당뇨병 치료뿐 아니라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할 췌장 섬세포를 배양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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