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입술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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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입술은 안돼요
  • 윤종원
  • 승인 2007.09.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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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뮤지컬

뮤지컬 영화도 프랑스에서 만들면 전혀 다른 빛깔이 난다.

프랑스 누벨바그 시대의 대표적 인물인 알랭 레네 감독이 연출한 "입술은 안돼요"는 살롱 뮤지컬 색채가 난다.

1925년 파리에서 롱런한 앙드레 바르드의 걸작 오페레타 "입술은 안돼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비록 중년의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귀엽고 패셔너블하다. 사빈 아제마, 피에르 아르디티, 이자벨 낭티, 오드리 토투 등 쟁쟁한 프랑스 배우들이 펼치는 192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한 상류층의 사랑 이야기는 위트가 넘친다.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프랑스 영화의 개성이 이 영화에도 담겨 있다. 역으로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에 익숙한 관객은 낯설겠지만 경계심을 풀고 지그시 지켜보는 맛을 느끼려는 약간의 노력이 있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다.

1920년대 샤넬로 대표되는 패션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 영화 전편에 흐르는 20곡 이상의 뮤지컬 넘버와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무대 세트 역시 귀기울이고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인 에릭 톰슨과의 이혼 사실을 숨기고 돈 많은 조르주와 결혼한 질베르트는 남자들의 구애를 즐기고 사는 완숙한 여성. 그녀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여동생인 아를레트뿐이다. 그런데 조르주가 에릭과 사업으로 친분을 나누면서 평탄하던 질베르트의 삶이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질베르트는 에릭과 이혼 사실을 숨기기 위해 애쓴다.

질베르트를 사모해온 청년 화가 샤를레는 그녀에게 구애하지만 그녀는 끄떡하지도 않고, 아를레트를 따르는 위게트가 샤를레를 좋아하면서 일은 더 꼬여만 간다.

질베르트는 아를레트와 함께 에릭을 찾아가는데 그곳에서 조르주와 질베르트, 아를레트, 에릭, 위게트, 샤를레가 한 방에 모이게 된다. 이들 6명의 꼬이고 꼬인 관계로 인해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1997년 "우리들은 그 노래를 알고 있다" 이후 두 번째 만든 뮤지컬 영화를 통해 1990년대 들어 한층 밝고 경쾌해진 영화를 내놓는 알랭 레네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같은 느낌을 주며 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쫓아가는 재미를 쏠쏠히 느낄 수 있다.

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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