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못마시는 사람도 알코올중독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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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못마시는 사람도 알코올중독 걸릴 수 있다
  • 윤종원
  • 승인 2007.07.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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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면 금방 얼굴이 붉어지거나 숨이 가빠지는 등 체질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알코올중독에 걸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산대의대 정신과 김성곤 교수는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리즘보건원(NIAAA)에서 16일 열린 한미 국립보건원 합동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인 알코올중독 환자의 위험유전자 연구"를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체내에 들어온 술은 ADH 효소에 의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바뀌고 이 물질은 다시 ALDH 효소에 의해 무독성의 아세테이트로 전환되는데, 유전적으로 ADH의 작용이 빠르거나 ALDH 작용이 느린 사람은 알코올중독이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거나 맥박수가 빨라지는 등 술에 대한 거부반응이 빨리 나타나는 사람 또는 독성물질이 체내에 오래 남아있는 사람은 체질적으로 술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알코올중독에 빠질래야 빠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 교수가 알코올중독에 걸린 남자 104명, 여자 37명의 ADH, ALDH 분해속도를 분석한 결과 남자 환자의 69.2%, 여자 환자의 35.1%가 ADH의 작용이 빠른 체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남자 환자의 68.2%와 여자 환자의 18.9%는 ADH와 ALDH의 작용이 모두 빨라 생성된 독성물질을 신속하게 무독성 물질로 바꾸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ADH가 빨라 쉽게 얼굴이 붉어지거나 맥박이 빨라지는 사람 중에 ALDH 작용 역시 빨라 거부반응이 금세 가라앉는 사람은 알코올중독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남성 알코올중독자의 68.2%가 ADH 및 ALDH의 작용이 빠른 집단에 몰려있었던 데 반해 여성은 18.9%에 그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남성은 "술을 잘 마시는 남자가 남자답다"는 사회통념의 영향으로 알코올을 신속히 분해하는 사람, 즉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술을 많이 마시게 돼 알코올 중독으로 진행하는 반면 여성은 이러한 진행 경로가 남자와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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