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3주년 맞은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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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3주년 맞은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
  • 윤종원
  • 승인 2007.07.2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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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8만2천명 진료…민간 후원금으로 운영

"치료받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 사람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개원 3주년을 맞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 대표 김해성 목사는 24일 지난 3년간의 고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 감회에 젖어 들었다.

외국인 노동자 1천500여명의 장례를 치러주던 김 목사는 하찮은 질병에도 제대로 손 한번 써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죽음을 맞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딱한 사정을 보다못해 2004년 7월 22일 병원 문을 열었다.

"언젠가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발바닥이 못에 찔렸는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파상풍으로 숨진 외국인 노동자의 장례를 치르면서 탄식했어요.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살려보자는 심정으로 무작정 뛰어들었습니다"
정형외과, 내과, 일반외과, 소아과 등 4명의 상근 전문의와 400여명의 자원봉사 의료진이 번갈아가며 근무하는 이 병원에서는 진료, 치료, 수술, 입원은 물론 장례까지 모두 무료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병원을 거쳐간 환자만 8만2천여명에 이르고 하루 평균 200여명의 외래 진료 환자들이 찾고 있다.

불법 체류자나 밀입국자들에게도 문이 열려있고 한국어를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통역을 제공해 의료상담, 산업재해 신고 및 처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퇴원 후 오갈 데 없는 환자 200여명은 물리 치료가 끝날 때까지 병원 한쪽에 마련된 쉼터에서 무료로 숙식을 해결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해 병원 운영을 사실상 민간 후원금에 의존하다보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해결해야할 숙제다.

지난달에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 같은 어려움에도 병원을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소박한 꿈이 있다.

현재 의원급인 병원을 준 종합병원급으로 확장해 응급실도 갖추고 웬만한 질병의 입원 치료 및 수술이 가능하도록 시설과 의료장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김 목사는 "개원 이후 감기나 파상풍 등 사소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외국인 근로자의 사연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3년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도움을 준 후원자들이 계셨기에 병원이 유지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외국인노동자 전용의원은 24일 밤 한국근로자지원센터 5층에서 조촐한 3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후원문의 ☎(02)863-662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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