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 환자.가족, 얼굴 감정인식 기능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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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 환자.가족, 얼굴 감정인식 기능 떨어져
  • 윤종원
  • 승인 2007.07.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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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증상 시작 후 평균 95주만에 치료 시작

정신분열병 환자 뿐 아니라 그 가족도 사람 얼굴에 나타난 감정을 인식하는 기능이 일반인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증상이 시작되고 평균 95주 후에야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으로 드러나 조기에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사실은 국립서울병원 일반정신과 강봉진 박사팀과 김권곤 박사팀이 "정신건강정책포럼"에 각각 발표한 연구보고서 "정신분열병 일차가족에서의 얼굴감정인식 연구"와 "정신분열병 환자의 치료경로"에서 15일 밝혀졌다.

강 박사팀은 정신분열병 환자와 환자 가족, 정상 대조군 각각 30명씩을 대상으로 컴퓨터 화면에 행복과 화남, 혐오감, 두려움, 슬픔, 놀람의 6가지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사진을 10장씩 보여주고 표정에 나타난 감정이 무엇인지 맞히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정신분열병 환자는 물론 환자 가족도 표정에 나타난 감정을 인식하는 기능이 정상 대조군에 비해 떨어지고 특히 두려움과 화남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대조군이 표정에 나타난 감정을 제대로 인식한 경우는 60장 중 44.97장이었으며 정신분열병 환자는 35.0장, 환자 가족은 38.93장이었다.

특히 두려움에 대한 정상 대조군의 정답률(10점 만점)은 4.53이었으나 환자는 1.67, 환자 가족은 3.0에 불과했으며 화가 난 표정도 정상 대조군의 정답률은 6.5였으나 환자는 4.5, 환자 가족은 5.2였다.

또 슬픔에 대한 인식률은 정상 대조군이 8.53, 환자 5.53, 환자 가족 6.60이었으며 혐오의 표정을 인식하는 비율도 정상 대조군 7.07, 환자 6.00, 환자 가족 6.40 등으로 그룹 간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행복의 경우에는 정상 대조군이 9.97, 환자 9.57, 환자 가족 9.73으로 비슷했으며 놀람에서도 정상대조군 8.50, 환자 7.93, 환자 가족 8.00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이런 기능 손상은 정신분열병에 걸리기 쉬운 특성이거나 정신분열병의 유전적 경향을 설명하는 특징일 수 있다며 이번 실험 결과는 얼굴 감정 인식 검사 같은 것이 정신분열병 고위험군이나 정신분열병에 취약한 특성을 조기에 가려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 김권곤 박사팀은 국립서울병원에서 정신분열병이나 정신분열병 의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보호자 1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난 때부터 항정신병 약물이 투여까지 평균 95주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신증 미치료 기간은 도시지역이 121.26주로 비도시지역(35.69주)보다 길었고 결혼한 사람이 151.43주로 미혼(83.29주)보다 길었으며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115.47주로 혼자 사는 경우(34.64주)보다 길었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도시보다 비도시 지역이 의료기관 접근성이나 홍보 부족 등으로 미치료 기간이 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며 도시지역은 사회적 압력, 낙인 등에 대한 걱정으로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지 않는 게 원인 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또 농촌지역 정신분열병 환자의 예후가 도시지역 환자보다 좋게 나타나는 것은 치료시기가 빠르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며 정신분열병은 조기에 개입해 적절한 치료를 최대한 빨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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