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에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와 놀라우리만큼 흡사한 기능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배아줄기세포가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크게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쥐에서 배아줄기세포가 처음 채취된 것은 25년 전의 일이지만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만능세포가 되는 화학적 경로(chemical pathway)가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와는 현격하게 달라 인간줄기세포 연구를 위한 동물줄기세포 모델로는 별 쓸모가 없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그러나 자궁착상 후 단계까지 자란 쥐 배아의 상배엽(epiblast)에서 새로운 형태의 배아줄기세포를 채취했으며 이 배아줄기세포는 사람의 것과 거의 똑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상배엽은 일주일 정도 자란 배아의 가장 안쪽에 있는 부분을 말한다.
쥐의 배아줄기세포는 지금까지 자궁착상 전 단계의 배아인 포배(blastocyst)에서 채취되었으며 이는 인간배아줄기세포와는 모양과 행태가 너무나 달라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인간배아줄기세포도 포배 단계의 배아에서 채취되고 있다.
두 연구팀은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6월27일자)에 이 같은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따로따로 발표했다.
"착상후 상배엽추출 줄기세포(EpiSC)"라고 명명된 이 새로운 형태의 쥐 배아줄기세포는 사람의 배아줄기세포와 유전자 발현, 세포표면 표지 등이 놀라우리만큼 흡사하고 물론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만능세포라는 점도 같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쥐의 이 새로운 줄기세포는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동물줄기세포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인간배아줄기세포의 생성에 관한 비밀을 밝혀내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있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을 이끈 로저 페더슨 박사는 쥐의 이 새로운 배아줄기세포는 쥐와 사람의 배아줄기세포 사이의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일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의 리처드 가드너 박사는 이번 쥐의 경우처럼 배아 발달의 여러 단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다면 쥐만이 아닌 다른 포유동물에서도 사람의 것과 비슷한 배아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미국 튤레인 대학 보건과학센터 유전자치료연구소소장 다위 프로코프 박사는 인간의 신체가 초기단계의 배아로 부터 어떻게 생성되어 가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을 열어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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