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두통은 엄마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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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두통은 엄마 탓?
  • 강화일
  • 승인 2007.05.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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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78.1%, 긴장형두통 56.8%, 부비동두통 32.5%가 母계 쪽 영향
어린이 두통은 모계 쪽의 영향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편두통의 경우는 10명 중 8명꼴로 모계에 가족력을 갖고 있었다. 가족력이 소아두통의 중요한 진단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소아과 이건희 교수가 지난 2004년 1월부터 2005년 7월까지 1년 7개월 동안 소아두통 환자 217명을 대상으로 두통에 관한 가족력을 연구한 결과, 편두통은 모계에서는 78.1%인 반면, 부계에서는 16.2%의 가족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장형두통은 모계에서는 56.8%이었으나 부계에서는 8.1%, 부비동(코뼈 주위)두통은 모계에서는 32.5%이었으나 부계에서는 5%에 불과해 전체적으로 소아두통은 모계 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편두통과 긴장형두통 환자의 대조군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어머니의 반복적인 두통 병력이 있는 경우 자녀에게 편두통 발생 위험은 긴장형두통보다 2.9배 높았으며, 부모 모두에서 반복적인 두통 병력이 있는 경우는 3.2배, 어머니와 할머니가 반복적인 두통 병력이 있는 경우는 3.8배로 높았다.
연구 대상 217명의 환자의 평균 연령은 9.2세(2.1~15세), 남녀비율은 남:여=1:1.4로 여아의 비율이 높았다. 대상 환자를 국제두통질환 분류로 진단하면 무전조편두통이 65례(30%), 전조편두통 40례(18%), 부비동두통 40례(18%), 긴장형두통 37례(17%), 소아 주기성증후군 8례(4%), 기타 27례(13%)이었다.
두통 설문지와 두통일기를 통해 분석해 보면, 대상 환자의 평균 두통기간은 편두통은 14개월, 긴장형두통은 8.2개월이었으나, 부비동두통은 6.1개월로 비교적 짧았다. 두통 발작 시 평균 지속 시간은 편두통은 5.4시간, 긴장형두통은 2.2시간, 부비동두통은 1.3시간으로 순이었다.
두통을 호소하는 부위는 측두부와 전두부가 가장 많았는데, 편두통은 양측성이 72.4%, 편측성이 27.6%이었고, 긴장형두통은 양측성이 66.7%, 편측성이 33.3%였으며, 부비동두통은 양측성이 77.3%, 편측성이 22.7%이었다.
두통 발작 시 동반하는 증상으로 편두통에서는 소리공포증 52.4%, 구역 52%, 빛공포증 49.4%, 구토 27.7% 순 이였으며, 긴장형두통에서는 소리공포증 39.4%, 빛공포증 32.4%, 구역 26.5%, 구토 2.9% 순 이였고, 부비동두통에서는 구역은 23.1%, 구토는 7.7%에서 동반되었으며, 빛공포증 및 소리공포증은 없었다.
맨틀 핸젤(Mantel Haenszel) 검증법에 의한 다변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편두통으로 진단된 환자의 가족력으로는 어머니에서 73.3%, 외할머니 44.8%, 어머니의 형제 24.8%, 외할아버지 8.6%로 모계 전체에서는 78.1%에서 두통의 병력이 있었다. 그러나 환자의 부계 전체에서는 두통 병력의 빈도는 16.2%였다.
긴장형두통으로 진단된 환자의 가족력으로는 어머니 51.4%, 외할머니 18.9%, 어머니의 형제 24.3%로 모계 전체의 56.8%의 두통 병력이 있었으나, 부계 전체에서의 두통 병력의 빈도는 8.1%였다.
부비동두통으로 진단된 환자의 가족력에서는 모계 전체의 32.5에서 두통 병력이 있는 반면, 부계 전체에서는 5%에 불과했다.
강남성심병원 소아과 이건희 교수는 “현재 국제두통질환 분류기준에는 두통의 지속 시간, 횟수, 위치, 두통의 양, 강도, 일상생활에 의한 악화 및 동반 증상을 기초로 진단하고 있어 아직까지 가족력은 진단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며,“소아두통을 진단할 때 두통의 발생빈도와 특징 및 동반증상을 자세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두통에 관한 가족력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교수는“특히 가족력이 있을 경우는 일차적으로 긴장형두통보다는 소아 편두통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통은 소아기에 약 25%, 청소년기에는 약 75%까지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이 중 환자와 부모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편두통은 5~15세 소아의 10.6%, 15~19세 소아의 28%까지 발생한다.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소아두통은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한 환자의 장애, 삶의 질, 조기 발견과 치료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소아두통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우선 일차 두통과 이차 두통을 구분해야 한다. 뇌질환이나 눈, 코, 귀, 치아, 안면 등의 질환, 감기와 같이 열을 동반하는 질환 등 기질적 원인이 있는 경우를 ‘이차 두통’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두통에서 특별한 원인질환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를 ‘일차 두통’이라고 한다. 편두통이나 긴장형두통을 들 수 있다. 일차 두통과 이차 두통 비율은 8:2 정도로 각각 치료방법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그 구별이 매우 중요하다.
소아두통은 정작 두통은 심하지 않으면서 주기적인 복통, 구토,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 소아두통 환자는 성인과 다르게 비전형적인 증상들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끈기 있는 문진과 진찰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사소한 두통이라 할지라도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전문의의 진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편두통의 경우에는 머리의 혈관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주변에 있는 신경에 통증이 전달되면 이 통증신호가 뇌줄기를 자극하게 되고 이에 따라 뇌줄기의 여러 부분이 자극되면서 구역, 구토 증상이 동반되는가 하면, 감각에 예민해져서 빛공포나 소리공포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증상들은 스트레스성 두통에는 없는 게 특징이다. 체한 것 같이 머리가 심하게 아프면 편두통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전조편두통 환자들은 눈이 갑자기 안 보인다거나 번쩍임이 보이는 시각적 전조증상도 있고 손발이 저리는 경우도 있다.
갑작스럽게 두통이 발생하거나 점차적으로 심해지는 두통, 후두통 등이 생기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특히 경련이나 신경계 이상을 동반하면 반드시 뇌방사선 검사를 해서 뇌질환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이차 두통은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두통 증상도 호전된다. 그러나 일차 두통의 경우에는 급성기의 통증을 완화해주는 치료가 주가 되며, 자주 발생하는 두통은 예방적인 치료를 함께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대개 2~3주 정도면 호전을 보이고, 심한 경우는 3~6개월간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편두통 등은 완치되는 것이 아니고 병을 잘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병에 대한 이해와 생활습관, 약물치료 방법을 알면 쉽게 병을 이길 수 있다.
우선 규칙적인 생활을 권장한다.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하루 세 번 식사를 반드시 하는 것이 좋으며,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콜릿, 카페인이 든 음료, 유통기한이 다 된 햄 등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편안한 자세로 누워서 조용한 음악(물소리 등)을 들려주는 것도 좋고, 긴장된 근육을 푸는 가벼운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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