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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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처음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성공
  • 정은주
  • 승인 2007.05.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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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간이식팀
혈액형이 다른 사람간의 간이식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간이식팀(왕희정, 김봉완 교수)은 지난 3월 28일 B형 43세 남자 채모씨에게 AB형 부인의 우측 간을 이식한 결과,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없이 건강 상태가 양호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B형인 채모씨는 지난 해 B형 간염으로 인해 병발한 ‘말기 간경변’으로 진단받고, 간이식을 받기 위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했지만 뇌사 공여자를 찾지 못하고 기다리던 중에 ‘간성혼수 및 난치성 복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했다. 지난 해 채씨의 친형이 같은 질환으로 간이식을 대기하던 중에 사망하는 일이 생겨 가족들이 채씨의 간이식을 서둘렀으나 가족 중에 혈액형이 적합한 공여자가 없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시도하게 된 것.

아주대병원 간이식팀은 간이식 2주 전과 1주 전에 각각 항체 형성억제제(약물명-리투시맙)를 투여했다. 이식 1주전부터 4회에 걸쳐 B형인 자신의 혈액에 원래 존재하는 ‘항 A형 항체’를 제거하기 위해 혈액을 체외로 뽑아내 혈장을 제거하고, 항 A형과 항 B형 항체를 모두 가지고 있지 않는 AB형의 혈장을 투여하는 ‘혈장교환술(plasma-pheresis)’을 시행, 환자의 혈중에 ‘항 A형 항체치’를 낮췄다. 공여자가 AB형이므로 A형과 B형 항원을 모두 가지고 있으나 이 경우에는 A항원이 문제가 되므로 A형 항체를 제거한 것.

이후 일반적으로 시도되는 ‘생체 부분 간이식’과 같은 방법으로 공여자로부터 우측 간을 떼고 공여자의 우측 간을 이식했고 추가 조작으로 간동맥의 가지에 미세도관을 삽관해 ‘항A형 항체’에 의한 혈전이나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특수 약제들(프로스타글란딘과 프레드니솔론)을 지속적으로 3주간 투약함으로써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면역억제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간이나 신장, 심장, 폐 및 췌장 등의 고형장기이식은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으면 심각한 거부반응을 일으켜 생명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번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의미가 크다.

왕희정 교수는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소수 유수한 병원들에서 유사한 방식의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의 발전이 이루어져 왔고, 성공률이 지속적으로 향상돼 이번과 같은 방식을 적용할 경우에 성적이 85%를 상회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생체 간이식’을 중심으로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 불가피한 환자와 가족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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