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흡입치료제, 효과 좋고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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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흡입치료제, 효과 좋고 안전
  • 윤종원
  • 승인 2007.05.0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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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상담 부족한 국내선 사용 저조..아시아 평균의 2.2% 불과

헐리우드 스릴러 영화에는 천식을 앓고 있는 희생자가 자주 등장한다. 해외에는 흡입기를 사용하는 환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흡입 스테로이는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거의 없어 천식환자들에게 흔히 쓰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흡입기를 사용하는 환자를 거의 볼 수 없다. 드러내놓고 흡입기를 사용할 수 없는 분위기 탓도 있지만 "3분 진료" 환경이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일 "세계천식의 날"을 맞아 흡입치료제에 대한 오해를 짚어본다.

◇흡입기, 무서워 보여도 효과적이고 안전 = 최근 천식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질환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흡입기를 사용하는 환자는 좀처럼 볼 수 없다. 천식이 있다는 사람들도 대부분 먹는 약만 복용하는 편이다. 흡입기는 천식이 심한 환자만 사용하는 줄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국제적인 기준을 따라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 학회"가 2005년 마련한 "2005 한국 기관지천식 치료 지침"을 보면 증상이 경중을 떠나 가장 먼저 권장되는 약물은 "흡입 스테로이드" 종류이다.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나 추가 약물이 필요한 경우 먹는 기관지 확장제나 "항류코트리엔(알레르기 억제 효과)" 약물을 쓴다.

흡입 스테로이드가 최우선으로 추천되는 이유는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기도 확장 뿐 아니라 장기적인 염증 억제효과도 있다.

서울대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는 "흡입 스테로이드가 먹는 알레르기약들보다 효과가 우수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스테로이드"를 장기 흡입하면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까 겁을 먹는 것은 흡입 스테로이드를 잘 몰라서 생긴 오해다. 흡입 스테로이는 일반 먹는 스테로이드와 다르다. 기도내에서 항염증 효과는 우수하면서도 몸전체로 흡수되는 양이 매우 적다. 게다가 간에서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더더욱 부작용 우려가 적다.

◇"3분 진료" 환경에서 흡입기 사용 교육 어려워 = 안전하고 효과적인 흡입 스테로이드이지만 국내 사용은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 2000년 조사에 따르면 환자가 스테로이드 흡입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는 0.2%로 아시아지역 평균 9%와 큰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환경의 차이를 첫 번째로 꼽는다. 많이 나아지긴 했으나 소위 "3분 진료"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환자를 상담하고 교육하는 시간이 부족하다. 흡입기는 제대로 사용하려면 환자에게 교육을 충분히 실시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의료환경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한 내과전문의는 "환자교육비가 건강보험 항목에 없어 제대로 된 환자교육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문화적인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들은 먹는 약에 익숙해져 있어 기구나 장치를 사용하는 것을 매우 부담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조상헌 교수는 "제도적, 문화적 이유로 인해서 환자들이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흡입 스테로이드 사용이 저조하다는 것은 국내에서 천식관리가 부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개원 의사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진료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서울대학교병원 알레르기내과 조상헌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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