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국민 사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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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대국민 사과문
  • 박현
  • 승인 2007.05.03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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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반성하고 국민신뢰 위해 노력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의협 금품로비 파문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일으키고 국민 여러분께 엄청난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국민건강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해 설립된 단체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신뢰와 성원을 기반으로 하여 10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인해 국민들께서 저희 의협과 의사들에게 거는 기대와 믿음을 한순간에 밑바닥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습니다. 저희 의사들 스스로도 씻기 어려운 치욕스런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실로 면목이 없고 한없이 송구할 뿐이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하여도 모자란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비난과 꾸지람도 겸허히 받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의협과 전국 9만5천여 의사회원들은 이번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국민 여러분을 위한 전문가 단체로 다시 태어나고자 합니다. 저희 대행 집행부는 2개월이라는 짧지만 너무도 중요한 이 시기를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인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장동익 전 회장은 사퇴를 했으며 책임선상에 있는 인사들도 면직되었습니다. 저희 의협 대행 집행부는 앞으로 후임 정규 집행부가 출범할 때까지 현재 공황상태나 다름없는 의협을 하루속히 안정화하고,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먼저 이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혀 의협을 깨끗하고 투명하게 정화하는계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사건들이 검찰에서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한 진실 규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의협 임직원들은 현재 진행중인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과 연관되었던 ‘의정회’가 의협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다는 당초 설립목적과는 달리, 왜곡된 방향으로 운영되어 로비자금 조성 등 문제의 소지가 커짐에 따라 금명간 의협 대의원회에서 의정회를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희 대행 집행부에게는 지금의 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60일 이내에 치러질 보궐선거를 순조로이 진행해 새 집행부에게 바통을 물려줘야 하는 중차대한 사명이 걸려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행 집행부 구성에 있어서도 금품파문 책임선상의 이사들을 모두 제외하고, 선거의 중립성이 확보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는 성급한 변화보다는 현행 틀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마비됐던 회무를 활성화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속한 시일 내에 투명한 재무 인수인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입니다. 현재 모든 회무 관련 자료들이 검찰에 넘어가 있는 상태여서 애로점이 많긴 합니다, 의협 살림살이를 처음부터 투명하게 다시 짠다는 마음가짐으로 인수인계 작업에 임할 것입니다.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국내 전문직 단체들 가운데 규모나 인적자원, 영향력 등의 면에서 가장 크고 우수한 단체 중 하나입니다만, 시스템상의 미비점이 많아 구조적인 면에서 많은 부분 개선이 요구되는 조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의 부재는 작은 오류도 치명적인 결과로 치닫게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음 집행부에서 의협이 확실한 시스템을 갖추고 조직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의협 내부의 인화 단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찌 보면 이번 금품로비 파문도 의사사회 내부의 끊임없는 불화와 알력 다툼이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되어 나타난 비극적인 결과이기도 합니다. 의사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기에 앞서 공동의 책임의식을 느끼며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반성하고, 쓰러진 의협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힘과 뜻을 모은다면 외부적으로 실추되고 상실되었던 모든 것들이 서서히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모쪼록 이번 일을 전환점으로 하여 보다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하여 의협이 다시 태어나고,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9만5000 회원 모두가 합심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의협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다시금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5월2일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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