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로빈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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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로빈슨 가족
  • 윤종원
  • 승인 2007.04.0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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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표 3D 애니

"토이 스토리"로 세계 애니메이션계 판도를 바꿔놓았던 디즈니와 픽사스튜디오가 선보이는 또하나의 3D 장편 애니메이션 "로빈슨 가족"은 미래형 3D 애니메이션을 표방한다.

"슈렉" "마다가스카"의 드림웍스와 불꽃 튀는 애니메이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디즈니는 픽사스튜디오와의 합병 이후 첫 작품인 "로빈슨 가족"을 통해 SF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

1991년 출간된 윌리엄 조이스의 단편동화 "윌버 로빈슨과의 하루"를 원작으로 한 "로빈슨 가족"은 고아인 12살의 천재 소년 발명가 루이스가 미래에서 온 소년 윌버 로빈슨을 만나 미래세계 여행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어릴 적부터 고아원에서 자란 루이스는 아이디어 넘치는 발명품을 만드는 취미를 가진 12살 소년. 발명밖에 모르는 그는 입양 기회가 주어져도 입양 부모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엉뚱한 발명품만 자랑하는 탓에 매번 입양을 거절당한다.

낙담하던 루이스는 자신을 낳아준 엄마를 찾기 위해 기억 재생 장치인 "메모리 스캐너"를 발명해 교내 과학경시대회에 출전한다.

그런데 미래에서 온 악당 모자맨이 "메모리 스캐너"를 훔쳐가고 루이스는 과학경시대회에서 만난 또래 소년 윌버 로빈슨을 따라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게 된다.

처음 디즈니는 윌리엄 조이스의 단편 원작을 실사영화로 제작하기 위해 판권을 사들였으나 애니메이션부의 스티븐 J. 앤더슨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된다.

본인이 입양된 경험이 있는 앤더슨 감독은 비교적 단순했던 원작의 줄거리에 주인공 루이스의 이름과 시간여행을 떠난다는 설정, 악당 모자맨의 캐릭터 등을 새롭게 추가했고 더 나아가 고아로 자란 한 소년의 꿈과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담아냈다.

관심을 끄는 미래세계의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1930~40년대를 풍미했던 산업디자인의 미래지향적인 트렌드를 차용해 창조했다.

"로빈슨 가족"에서 표현된 미래세계의 움직이는 길, 이동 튜브, 모노레일 등은 완만한 곡선 형태의 건축양식이 반영된 디자인이며 색채 측면에서 보면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밝은 파스텔톤이 주를 이뤄 루이스가 살고 있는 어둡고 칙칙한 무채색의 고아원과 대조를 이룬다.

우중충하고 뾰족뾰족한 현실과 달리 알록달록하고 둥글둥글한 미래 도시에서 루이스가 만난 로빈슨 가족은 저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개구리들을 노래 연습시켜 빅밴드를 꾸린 윌버네 엄마, 옷을 뒤집어 입고 자기 뒤통수에 눈코입을 그려 세상을 거꾸로 사는 할아버지, 디스코 댄스에 취한 할머니, 대포알 대신 대포 속에 자기 몸을 집어넣고 공중으로 솟는 삼촌 등이 커다란 집에 모여 시끌벅적하면서도 조화로운 일상을 꾸린다.

루이스는 고아로서 냉대당했던 현실과 달리 엉뚱하면서도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로빈슨 가족에게서 진정한 가족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이들 가족과 로빈슨의 관계는 나중에 밝혀진다.

픽사의 미래지향적인 캐릭터들로 줄곧 애니메이션의 미래가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던 디즈니는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기 전 수차례 강조하는 "쉬지 말고 정진하라(Keep moving forward)"라는 구절을 통해 전통적인 가족주의로 회귀한다.

디즈니의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가 생전에 남긴 이 문구는 기술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듯하던 애니메이션에 자못 교훈적인 성격을 강조한다.

19일 개봉. 전체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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