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병원 수술환자, CJD 감염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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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병원 수술환자, CJD 감염 공포 확산
  • 윤종원
  • 승인 2007.04.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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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대표적인 공립병원 가운데 하나인 오클랜드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43명이 치료가 불가능한 뇌질환인 크로이츠펠트 야콥병(CJD)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백 명의 다른 수술 환자들에게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CJD는 희귀하지만 뇌세포를 파괴하는 치명적인 병으로, 오클랜드병원측은 지난 달 초 수술을 받은 한 여성이 산발성 CJD 증상을 가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됨에 따라 이 환자 이후 같은 의료도구로 수술을 받은 어린이 11명이 포함된 환자 43명에게 CJD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2일 통보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전했다.

산발성 CJD는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형 CJD와는 약간 다른 병이나 바이러스로 쉽게 감염되고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뇌세포를 죽여 뇌에 구멍을 내버리는 무서운 병으로 현 단계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오클랜드병원은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됨에 따라 지난 주 12건의 수술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새로운 수술 장비를 구입 또는 임대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오클랜드병원의 데이비드 세이지 박사는 지난 1984년 경뇌막 이식수술을 받은 한 여성 환자가 지난 달 8일 혼수상태에 빠져 수술을 받았다면서 이 여성이 CJD 증상을 가졌다는 사실은 수술 뒤 상태가 더 악화되고 난 뒤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환자에게 이식된 경뇌막은 독일 회사로부터 수입한 것으로 CJD에 감염된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도 최근에야 확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이지 박사는 이 여성 환자가 경뇌막 이식수술을 받을 당시 뉴질랜드에서는 300여명 가량이 같은 회사에서 구입한 세포막을 이용해 뇌나 척수의 세포막 이식수술을 받았었다고 밝혔다.

그는 산발성 CJD는 잠복기가 최고 30년까지 되지만 증상이 겉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6개월 안에 환자가 목숨을 잃게 된다면서 뇌가 파괴되면서 치매와 보행 불능 등이 수반되는 무서운 병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병은 감염된 사람의 뇌나 척수 조직이 다른 사람의 뇌나 척수에 닿았을 때만 감염된다면서 문제의 여성 환자에게 사용됐던 수술 도구로 지난 달 9일부터 28일 사이에 뇌나 목 수술을 받았던 43명의 경우 감염에 노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뒤 의료도구들을 씻어내고 소독했다고는 하지만 병균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해당 환자들에게 이 같은 소식을 통보하자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분노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970년대 이후 소독 기술이 향상돼 수술 도구에 의해 CJD가 감염됐다는 보고는 없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해당 환자들은 앞으로 20~30년 동안 불확실성의 불안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발성 CJD는 인구 100만 명당 1명꼴로 걸리는 병으로 주로 50세에서 70세 사이에서 나타나며 CJD로 인한 사망의 8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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