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거위원장 한 마디 찬물 끼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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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거위원장 한 마디 찬물 끼얹어
  • 최관식
  • 승인 2007.03.0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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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와 안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국민이 외면할 수도.. 새겨들어야
공정거래위원장의 한 마디가 그간 정부의 정책을 강한 톤으로 비판해 오던 제약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라디오 인터뷰 말미에 제약계 리베이트 및 불공정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이르면 다음달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짧게 언급한 게 전부지만 한미 FTA에서 의약품분야 빅딜설을 비롯해 약제비적정화방안 등에 대해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제약계로서는 의외의 일격을 당한 셈이다.

그간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제약사와 관련 단체에 대한 조사를 꾸준히 벌였지만 단지 제도개선을 위한 조사 차원이라고만 밝혀 왔다.

하지만 권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에 이어 이달 8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될 제8차 한미FTA 협상에 앞서 우리측 의약품 분야 양보안이 속속 나오면서 두 사안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언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국측은 현재 20년인 의약품 특허권 보호기간에 허가 소요 기간 3∼5년을 추가하고 의약품의 경제성 평가와 약가 결정 과정에 협의기구를 마련키로 하는 등 미국측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고 있다.

최근 정기총회에서 결의문까지 채택해 가며 의약품 빅딜이 기정사실화 된다면 의약품 공급 중단도 불사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던 제약계가 과연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보건의료계의 한 인사는 "앞서가는 일부 제약사들은 한미 FTA 타결 이후와 약가적정화방안 시행에 따른 대비책을 이미 세워놨을 것"이라며 "기업 경영 과정에는 많은 시련이 뒤따르게 마련이며 어떤 각오로 임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1987년 신물질특허제도 도입 과정에서의 경험을 되살릴 것"을 주문했다.

이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 속도에 비해 제약계는 아직도 구태의연한 거래 관행과 제도에 안주하려는 무사안일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누가 살짝만 쥐고 흔들어도 휘청거리는 취약한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아니라 고객인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도 있는 만큼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이번 발표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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