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동경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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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동경심판
  • 윤종원
  • 승인 2007.02.2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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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시선으로 본 전범재판

역사를 기록하는 수단으로서의 영화. "동경심판"은 이 목적에 충실히 부합한다.

1945년 8월15일 일본의 패전선언 이후 이듬해 1월부터 2년6개월간 도쿄에서 진행된 A급 전범 28명에 대한 재판이 소재가 됐다.

당시 미국ㆍ중국ㆍ영국 등에서 온 11명의 법관이 재판에 참여했다. 영화는 이중 중국인 법관 메이(류쑹런ㆍ劉松仁)의 시선으로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1946년 1월19일 도쿄에서는 "동경심판"으로 알려진 극동국제군사법정(이하 동경심판)이 열린다. 미국ㆍ영국ㆍ독일 등 연합군에 참여한 국가와 피해국 중 하나인 중국 등 11개국 법관들이 도쿄에 모이고, 육군참모총장 도조 히데키, 육군성교육총감 도이하라 겐지 등 A급 전범 28명이 기소된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동경심판은 총 818차례의 재판이 열리는 동안 419명의 증인이 출석했고 4천336건의 증거가 제시됐다.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밝혀진 일본의 만행은 전 세계를 분노케 했지만 전범들은 끝까지 무죄만을 주장한다.

중국에서의 일본군 만행을 잘 알고 있는 메이는 전범들의 사형을 주장한다. 그러나 법관 중 일부가 사형에는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벽에 부딪힌다. 메이는 중국 내에서 일본군이 자행한 만행을 언급하며 법관들을 설득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중국인의 시각에서 동경심판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요 내용은 일본군이 중국 내에서 자행한 만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당시에 찍은 난징대학살 등의 영상기록이 영화의 곳곳을 채우고 영화 속 증인들은 일본군의 만행 사례를 끝없이 쏟아낸다.

"동경심판"은 영화적으로 볼 때 썩 잘 만들어진 작품은 아니다. 하나하나 짜맞춰지는 논리성 등을 법정드라마의 재미라 할 때 "동경심판"은 논리보다는 감정이 앞선 영화다.

영화 속 외국인 검사는 논리보다는 분노의 감정을 폭발시키고, 메이의 주장 또한 중국인의 피해에만 맞춰져 있다. 일본군의 만행이 중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닐진대 편협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화에는 메이의 이야기 외에 동경심판을 취재하러 온 중국 기자 샤오난(주샤오톈ㆍ朱孝天)의 이야기도 덧대졌다. 일본인과 사랑에 빠진 샤오난의 이야기는 시대가 만들어낸 비극을 보여주려고 하지만 허술한 이야기 구조 탓에 이야기의 중심을 흐릴 뿐 보탬이 되지 않는 느낌이다.

영화를 통해 역사적인 사실을 알고 싶다는 관객에게는 의미 있는 영화지만 영화적 재미를 생각한다면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대만 남성그룹 "F4"의 멤버 주샤오톈이 중국인 기자 샤오난으로 출연했다. "동경심판"은 3ㆍ1절에 개봉된다.

관람등급 미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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