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O(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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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O(제로)
  • 윤종원
  • 승인 2007.02.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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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제작된 리메이크판의 프리퀼

음산한 정적만이 감도는 한 도살장의 지하작업실. "오늘부로 공장은 폐쇄됐다"는 관리인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한 남자가 핏물이 흥건히 밴 고기를 말없이 썰고 있다.

관리인의 입에서 "빨리 나가 이 괴물아!"라는 욕설 섞인 말이 연거푸 튀어나오자 그는 관리인을 지나쳐 사장실로 올라가 사장을 죽인다. 이후 사장실에 있던 큰 전기톱을 한 손에 쥐고 유유히 공장을 빠져나온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하오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 그의 뒷모습에서는 감정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살인사건을 영화로 옮긴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의 프리퀼인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O(제로)"가 이달 말 개봉된다.

프리퀼(Prequel)은 이미 개봉된 영화의 앞선 스토리를 다루는 속편을 칭하는 용어로 오리지널 필름에서 일어난 사건의 원인과 경위 등을 다룬다. 개봉 순서로 보면 속편이지만 줄거리로는 전편 격. 통상적으로 오리지널 필름이 흥행에 성공했을 경우 만들어진다.

1973년 미국 텍사스 트래비스 지역에서는 전기톱을 이용한 희대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이는 언론에 대서특필됐고 토드 후퍼 감독은 이 사건을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이란 이름으로 영화화해 이듬해 개봉했다.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이 영화는 아류작을 포함해 몇 편의 속편을 낳은 후 2003년 "흥행의 귀재" 마이클 베이 감독에 의해 리메이크됐다.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O(제로)"는 2003년 리메이크판의 프리퀼이다. 원작은 팩션 드라마지만 프리퀼은 가공의 이야기인 픽션이다.

얼굴가죽을 뒤집어쓰고 전기톱으로 닥치는 대로 살해하는 "레더 페이스(Leather Face)"의 성장과정과 그의 가족인 휴잇 일가의 얘기를 다뤘다. 레더 페이스는 살인마 토머스 휴잇이 사람의 얼굴가죽을 쓰고 살인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

베트남전에 참전한 에릭(맷 보머)은 휴가를 받아 귀국한 뒤 애인과 베트남전에 징집된 동생 딘(테일러 핸들리) 커플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여행 중 잠시 들른 트래비스 마을 한 휴게소에서 폭주족을 만나게 된다. 이상한 분위기에 차를 타고 황급히 그곳을 떠나지만 총을 들고 뒤쫓아온 폭주족을 따돌리려다 전복사고를 당한다. 이때 현장을 지나던 한 보안관이 폭주족을 사살해 위기를 모면한다. 보안관은 이들을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보안관 휴잇(알 리 어미)의 집. 집에 도착하자마자 휴잇의 조카인 토머스가 에릭과 딘을 밧줄로 묶는다.

영화는 토머스가 살인마가 되는 원인을 다루지만 영화의 주 내용은 그의 끔찍한 살인행위에 맞춰져 있다. 토머스는 그의 기형적인 얼굴 때문에 살인마가 된다. 영화는 토머스가 태어나자마자 생모에게 버림받은 뒤 휴잇 가족에 의해 양육되지만 성장과정에서 놀림을 당함으로써 세상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 돼 살인마가 된다고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영화의 일부분에 불과하고 영화의 전편은 끔찍한 살인행위로 점철돼 있다. 특히 영화는 토머스가 전기톱으로 사람의 다리ㆍ허리 등을 마구 자르는 장면이나 얼굴가죽을 벗기는 장면 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이 같은 과도한 살육 장면은 공포감 이전에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예상 가능한 스토리와 특별할 것 없는 연출력 또한 관객의 관심을 계속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는 보안관 휴잇 역의 알 리 어미의 연기가 위안이 될 뿐이다. 공포영화 마니아가 아니라면 권하고 싶지 않다.

2005년 국내 개봉된 전편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은 3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22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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