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더 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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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더 퀸
  • 윤종원
  • 승인 2007.02.0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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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토대로 한 팩션 드라마

"헬렌 미렌을 여왕처럼 받들어라. 그녀는 이 영화에서 달인의 연기를 선보였다."
미국 롤링스톤지가 영화 "더 퀸(The Queen)"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기한 헬렌 미렌(62)을 두고 쏟아낸 찬사다.

우리 나이로 환갑을 넘긴 이 노배우는 이 영화 한 편으로 지난해 베니스영화제ㆍLA비평가협회ㆍ뉴욕비평가협회ㆍ전미비평가협회ㆍ보스턴비평가협회로부터 여우주연상을 받아내더니 올해 골든 글로브에서도 같은 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최근 발표된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 후보로도 지명됐다.

미렌이 오스카 트로피를 움켜쥘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더 퀸"이 국내 관객을 찾아간다. 이달 2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을 열흘 앞두고 개봉되니 미렌의 연기가 오스카감인지 먼저 점쳐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영화는 세월의 변화 속에서 위기를 맞고 있는 영국 왕실의 현재를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죽음을 통해 극적으로 구성했다.

1997년 8월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프랑스에서 사망한다. 이미 왕실을 떠났음에도 그녀의 사망 소식은 전 세계를 충격에 휩싸이게 하고 영국 국민을 공황상태에 빠뜨린다.

다이애나를 추모하는 행렬이 연일 버킹엄궁으로 이어지지만 정작 왕실의 주인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어린 두 왕자를 데리고 스코틀랜드 발모랄성으로 떠난다. 그 사이 다이애나의 죽음과 관련해 조기 게양도 하지 않고 어떤 공식적인 발표도 없는 왕실에 대한 국민의 불만은 쌓여만 간다.

언론은 이런 왕실의 태도를 연일 비난하고 나섰고 심지어 군주제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체제 위기론까지 거론된다. 새로 부임한 토니 블레어 총리는 멀어지기만 하는 왕실과 국민을 화해시키기 위해 여왕을 설득하기에 이른다.

"더 퀸"은 현실을 영화로 재구성한 팩션 드라마다.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여왕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화가 기획되면서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은 이 꼬장꼬장하고 고집불통인 할머니를 어떻게 그려 내느냐를 가장 고심했을 것.

시나리오를 쓴 피터 모건은 왕실에 대한 장기간의 조사와 왕실 측근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현실에 가까운 여왕을 창조해냈다. 여기에 표정 하나까지 여왕의 그것을 빼다박은 미렌의 자로 잰 듯한 연기는 영국 왕실을 영화 속에 그대로 옮겨다 놓았다.

영화는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생전의 다이애나의 인터뷰 장면과 자동차 사고 당시의 화면 등 실제 화면을 사용했고 이를 통해 사랑스런 다이애나를 부활시킨다. 여기에 드라마 "더 딜(The Deal)"을 통해 이미 블레어 총리를 다뤘던 프리어스 감독은 블레어 총리를 왕실과 국민 사이에 현명한 중재자로 그려 그를 훌륭한 정치인의 반열에 올려 놓는다.

프리어스 감독은 이 영화 한 편으로 여왕과 다이애나와 블레어 총리 등 세 명을 구했다. 영화의 힘이 느껴진다.
1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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