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병원이 경영을 위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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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병원이 경영을 위임‥왜?
  • 김완배
  • 승인 2007.02.06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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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정형외과병원, ‘진료와 경영 분리’ 내실경영 통해 제2의 도약
수술환자가 많을수록 밑지는 병원이 있다 ? 충남 대전에 있는 연합정형외과병원(원장 문형석)이 그렇단다.

지난 1995년 12월16일 한강이남에서 유일하게 전문병원을 표방하고 나선 연합병원은 69 병상 규모의 작은 개인병원이지만, 하루 외래환자가 150명선에 이르고 매월 수술만 150건이 넘을 정도로 환자가 차고 넘친다. 웬만한 대학병원보다 수술환자가 많다. 충남의대 동문들로 구성된 진료진들이 대학에서 진료하다 나와 진료수준이 높은데다 진료과도 수부를 비롯, 척추, 슬관절, 고관절, 족부 등 정형외과 분야의 전문 진료과목을 두루 갖추고 관절경만 7대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한 진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수술환자로 2곳의 수술실은 쉴틈이 없이 돌아가고 수술 스케쥴이 한달씩 밀릴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병원 관계자의 귀띔이다.

개원 당시에는 한강 이남의 성공한 전문병원으로 알려져 다른 병원에서 견학이 쇄도하기도 했다. 연합정형외과병원은 병원이 하도 잘돼 다른 병원이 이름을 도용할 것을 우려해 연합병원과 연합정형외과병원을 상표등록까지 할 정도였다는 것. 연합정형외과병원이 처음에 149 병상으로 출발했으나 후에 69 병상으로 규모를 줄인 것도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서였다.

그런 병원이 어려워 진 것은 2004년부터. 처음에 4명의 동문이 동업했으나 하나하나 지분을 정리해 빠져나가 지금은 문 원장을 포함해 2명밖에 남지 않았다. 10년동안 누렸던 호황에 안주한 것이 원인이었다. 제때 병원 수준을 업그레이드해 주지 못해 높아진 환자 요구도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면서 병원운영에 고민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문 원장 단독경영체제로 전환되면서 문 원장은 재도약의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도 환자가 많은 것은 예전과 같다. 문제는 전문화된 경영이 없다는 것. 문 원장이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진료와 경영을 분리하는 것이었다.

병원장이 진료와 경영을 모두 맡다보니 관리가 제대로 안돼 새나가는 비용이 적지 않았다. 문 원장은 “외부 전문가에 맡겨 조사해 보니 자동차보험같은 경우 청구를 하지 않아 5억원 정도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또 “지금의 수가구조는 수술을 하면 할수록 손해보는 구조”라며 현 수가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 원장에 따르면 손 관절 수술의 경우 수가로 받을 수 있는 진료비는 6만원이 조금 넘는데 반해 진료에 소요되는 비용은 10만원 정도 된다는 것.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환자를 보내줘도 진료를 해야할지 말아야할 지 고민이 된다는 문 원장의 푸념이다.

이에 따라 문 원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을 수소문해 서해병원 이상용 이사장을 찾아내 2월1일부터 경영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자신은 진료에 집중하고 이 이사장에게 재정은 물론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까지 모두 넘겼다. 남아있는 운영자금 10억원을 이 이사장에게 맡길 정도로 전권을 위임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999년 이 병원에 대한 경영분석을 해준 경험과 자신이 15년전부터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AVITAZ란 경영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이 병원 위탁경영에 뛰어들었다.

이 이사장은 이에 대해 “이 경영시스템은 원하는 부분이나 할 수 없는 부분, 싫어하는 부분만 위탁하는 것으로, 이미 병원 3곳에서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앞으로 3년간 이 병원을 맡아 성공적인 운영을 해 보이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진료와 경영의 분리. 외국에선 보편화돼 있는 경영시스템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도입된 사례가 많지 않아 효과를 따지기 어렵다. 연합정형외과의 전문경영체제 도입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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