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거주하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가운데 새로운 HIV(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 감염자수가 지난 3년간 거의 두 배로 늘었다.
스위스 연방 보건청은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추세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HIV/AIDS 예방 프로그램에 더 한층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스위스 언론이 31일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에서는 1천명당 3명이 HIV/AIDS에 감염돼 있다. 지난 3년간 예방조치가 개선되면서 마약사용자나 이민자들 사이에서 감염율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2000년이후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사이에서는 감염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4년에 전체 감염자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36.5%였으나, 2005년에는 49.3%로 늘었다.
또 연방보건청은 올 연말께에는 새로운 300개의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사례 중 대부분은 스위스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 원인에 대해 보건청은 몇 가지를 들고 있다.
연방 보건청은 무엇보다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들이 늘 신경써야 하는 예방조치에 지쳐 성 관계를 가질 때 주의를 소홀히 하고 있는 부분을 들었다.
다음은 에이즈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항(抗)-RNA종양바이러스(anti-retroviral)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이들이 에이즈도 충분히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채팅 사이트의 수가 많이 늘어나면서,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들이 예방 캠페인의 주 타깃인 사우나나 섹스클럽과 같은 전통적 장소 이외의 곳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보건청은 들고 있다.
스위스에이즈재단에 따르면 현재 스위스에는 2만명 이상의 남녀가 HIV/AIDS에 감염돼 있으며, 매일 2명이 HIV 양성판정을 받고 있다. 1983~2005년 기간에 8천25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는 5천622명에 이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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