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월드 트레이드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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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월드 트레이드 센터
  • 윤종원
  • 승인 2006.09.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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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실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

"사랑합니다(I Love You)."

영화 "월드 트레이드 센터(World Trade Center)"는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이 짧은 말이 눈물을 쏟게 하고, 가족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영화는 2001년 9월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911 테러사건을 바탕으로 한 작품. 이슈 메이커 올리버 스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할리우드 스타 니컬러스 케이지가 주인공 존 맥라글린으로 출연했다.

영화는 스톤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정치성이 배제된 휴먼 드라마다.

뉴욕을 순찰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뉴저지 항만경찰청의 존 맥라글린 경사. 4남매를 둔 평범한 가장인 그는 911 사건이 발생하는 날에도 뉴욕 중심가 순찰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러나 머리 위로 거대한 비행기의 그림자가 지나가는 순간 "꽝"하는 굉음과 함께 다급히 세계무역센터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피와 먼지로 범벅이 돼 실려 나오는 사람들과 여기저기 파편에 맞아 신음하는 사람들, 높은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세계무역센터는 마치 생지옥과도 같다.

다급한 지원 요청에 맥라글린 경사와 4명의 경찰들은 사고가 난 건물로 들어간다. 그러나 이들이 인명구조를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건물이 무너져내린다. 건물의 잔해 속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사람은 맥라글린 경사와 9개월 경력의 초보 경관 윌 히메노(마이클 페냐)뿐. 그러나 잔해에 깔린 채 꼼짝달싹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매몰 과정에서 다리가 부러진 이들은 매캐한 공기, 콘크리트와 철근 더미 속에서 죽음의 그림자와 사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한편, 사고소식이 전해지자 맥라글린과 히메노의 가족들은 생사확인 소식만을 기다리며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911 테러사건 당시 목숨 걸고 인명을 구조한 경찰들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가 아니다. 사건의 피해자인 보통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기 때문에 맥라글린과 히메노의 영웅담은 등장하지 않는다. 보통사람으로 911의 피해자인 맥라글린과 히메노가 있을 뿐이다.

스톤 감독은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맥라글린과 히메노를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가둬넣고 생존을 위한 이들의 사투를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이들이 죽음의 문턱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가족" 때문. 두 사람은 아내와 아이들, 가족과의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서로에게 삶을 포기하지 말 것을 종용한다. 또한 맥라글린과 히메노가 죽음을 눈앞에 둔 긴급한 상황과 이들의 생사를 몰라 고통스러워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면서 당시의 처참함을 재현한다.

홍보사에서 배포한 자료에 적혀 있는 "2001년 9월11일 전 세계를 충격으로 빠뜨린 사건, 거대한 감동으로 찾아온다"라는 말이 허구만은 아니라는 것을 공감할 수 있을 듯.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출연배우를 결정한 스톤 감독은 이들의 훌륭한 연기로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경찰 경력 21년째의 맥라글린을 연기한 니컬러스 케이지를 비롯, 히메노 역의 마이클 페냐, 맥라글린의 아내 도나 역의 마리아 벨로, 히메노의 아내 엘리슨 역의 매기 질렌할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맥라글린의 내레이션은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911은 인간의 양면을 보여주었다. 무서운 악마성과 그 반대의 감춰져 있는 선함을.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서로를 도왔다. 단지 그게 옳은 일이기에. 그 선함을 우린 기억해야 한다. 난 아내 덕에 살아났어. 그 선함이 날 지켜줬다."

10월 중순 개봉 예정.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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