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에서 나눈 인술의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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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에서 나눈 인술의 정
  • 김완배
  • 승인 2006.09.1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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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의료봉사단, 10일 홍성 갈산면 주민 연인원 272명 무료진료
“어디가 아프세요, 약을 말씀드린 대로 꼭 잡수시고요.”, “허리도 아프고 소화도 잘 안되고 안아픈데가 없슈. 얼마내야 돼유, 선물까지 주시고 참 고마워유”.

충남 홍성군 갈산면. 황금들녁 벼가 익어가는 초가을 정취가 물씬 풍긴다. 갈산면 상촌리 갈산농협 2층에 마련된 대한병원협회(회장 김철수) 무료진료소 현장은 정다운 충청도 사투리속에 진료진과 무료진료를 돕고 있는 병협 직원들과 농협 직원들이 분주한 움직임으로 북적였다.

한해 농사를 하고 가을걷이를 앞두고 있는 농촌주민들의 그을린 피부에서 농촌생활의 삶의 무게와 깊이를 옅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나온 환자들은 대부분 60세 이상 노인들로, 요통, 오십견 등 노인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만성질환은 모두 하나씩은 갖고 있었다. 다만 도시 노인들과 달라 보이는 점은 농사일때문인지,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쪽 환자가 많다는 점.

주민들은 모처럼만의 무료진료행사인지, 무료진료봉사단이 도착하기전부터 진료소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무료진료에 익숙치 못한 진행요원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는가 하면, 약을 타고 병협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을 내줄덕엔 공짜약에 선물까지받는 것에 충청도 특유의 고마운 표정을 지어 보여 행사요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병협 무료진료봉사활동에는 예상치를 훨씬 웃돈 환자들이 몰려 행사진행요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때문에 당초 오후 3시까지 마치려던 무료진료를 30분 더 연장해야 했다. 진료마감시간이후에 뒤늦게 진료소를 찾은 환자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병협 무료진료행사에는 김철수 병협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양지병원을 비롯한 회원병원 5곳에서 병원장을 비롯한 의사 7명 등 총 21명의 의료진이 참여, 오전 9시반부터 오후 4시까지 어느때보다 고되지만, 보람찬 진료활동을 폈다. 농사일로 등과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할아버지 등 주민 연인원 272명(실인원 190명)에게 진찰과 진료상담, 투약, 주사를 놓아주는 등 따뜻한 인술로 정을 함께 나눴다.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에다 노령화 가속화로 이날 진료 연령층도 60대 이상이 141명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노년층이 3/4이나 되는 가운데 70대가 77명, 80대 이상도 8명이 진료를 받았다. 성별로는 남자가 89명인데 비해 여자는 101명으로 남녀비율이 52대 47이었다.

많은 수의 주민들이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피부과 등에 걸쳐 2개과 이상의 진료를 받아 진료연인원이 270명을 넘었다. 진료과별로는 내과 93명을 선두로 △정형외과 73명 △신경외과 54명 △피부과 26명 △마취통증의학과 13명 △산부인과 11명 △소아과 2명의 분포를 보였다.

오랜세월 뙤약볕아래서 일을 한 탓으로 요통 관절염 근육통에다 두통 등을 호소한 환자들이 많았으며 소화불량 환자도 다수였다.

백야 김좌진 장군의 출생지이며 천수만 현대 서산 농장과 잇닿은 드넓은 간척치 벼농사로 유명한 홍성 갈산면에서의 주민진료는 진료진이 현장에 도착하기전 이미 50명 정도의 주민들이 농협에 마련된 임시진료소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마침 갈산농협에서 이상구 조합장과 전무 이하 직원 20여명이 나와 사전 준비 및 진료팀의 진료 활동을 지원해줘 의료봉사활동은 질서정연한 가운데 진행돼 한정된 시간에 갈산면 상촌리 동산리 대산리 등 16개 리 29개 부락의 주민 연인원 272명 진료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병협의 무료진료 활동현장에는 이종건 홍성 군수가 들러 진료팀을 격려했으며, 농협조합장과 이상구 갈산면장, 이준기 동산리 이장 등이 나와 농협 및 병협 직원들과 함께 의료봉사활동을 거들었다.

의료봉사단에는 김철수 회장(내과)과 양지병원 이상경 신경외과 과장, 한림병원 정영호 이사장(병협 보험이사 산부인과), 정도현 정형외과 과장, 천안충무병원 권영욱 이사장(병협 사업이사, 마취통증의학과) 신학휴 소아과 과장, 중앙대용산병원 한태영 피부과 전공의(2년차) 등이 의료진을 이루어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7개 전문과별로 환자진료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참여병원(한미약품 기증분 포함)에서 소화기계, 근육통 패취, 소염효소제, 기관지제제, 고혈압치료제, 감기약, 스테로이드제제, 항생제연고, 주사제 등을 준비했으며, 천안충병원에서 앰뷸런스를, 한림병원에서 진료지원 차량을 동원했다.

의료지원단은 또 약사(양지병원 임미송), 간호사(양지병원 박재숙, 홍익병원 강미자, 한림병원 윤수정, 천안충무병원 박혜란, 병협 최명희), 영양사(양지병원 안은희)와 기타 행정지원 등 14명을 포함해 총 21명이 팀을 이루었다.

김철수 회장은 지난 7월말 강원 평창에서의 수재민 무료진료에 이은 무의촌 진료봉사활동에 참여해준 회원병원에 감사하며, 앞으로는 여건이 허락되는 대로 의료장비도 준비하고 채혈 검사 등 임상병리검사도 실시하는 등 의료지원 활동을 보다 강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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