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글래스톤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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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글래스톤베리
  • 윤종원
  • 승인 2006.09.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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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해방구 글래스톤베리

매년 여름 영국 남서부 서머셋의 한 농장에서 열리는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 페스티벌은 음악축제 이상이다.

70년 낙농업자 마이클 이비스가 1파운드에 팝과 포크 가수의 공연을 주말 내내 볼 수 있도록 자신의 농장을 개방한 것이 출발이 된 이 축제는 영국의 문화 아이콘이자 재산이며 자부심이고, 다른 나라 젊은이에게는 무한한 부러움의 대상이다.

이 페스티벌의 35년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글래스톤베리"가 14일 개봉한다. 직접 가보지는 못해도 세계 최고의 음악축제, 그곳에 넘쳐나는 자유와 해방을 극장에서나마 느끼는 것은 음악 마니아에게는 설레는 일.

"글래스톤베리"는 2002년 축제 직전 마이클 이비스가 페스티벌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뜻을 줄리안 템플 감독에게 전하며 만들어졌다.

2000년 축제 때 담장이 무너져 무려 30만 명이 공연장으로 몰리는 사고가 있었고 이때 마이클 이비스는 30년 넘게 이어진 이 축제가 어느 순간 중단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것.

축제 집행도 함께 맡고 있던 줄리안 템플은 70년 이후 관객이 찍은 영상까지 포함해 138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다큐멘터리는 무대 위 뮤지션보다는 무대 아래 관객에 더 집중했다. 최고의 뮤지션이 글래스톤베리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해왔지만 이 축제가 긴 세월 존재한 진짜 이유는 무대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2박3일 간 열리는 이 축제는 단순히 공연이라기보다는 세상과 분리된 "소도시"이며 현실을 벗어나는 탈출구다. 이곳에서는 나체로 춤추는 할아버지도 이상해 보일 것이 없고, 관객 자신이 또 하나의 아티스트가 돼 객석, 야영장 곳곳에서 공연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보험회사 직원이라는 한 남성 관객은 글래스톤베리에 온 이유에 대해 "내 모습을 찾기 위해"라고 말한다. 1년에 딱 3일 "끔찍한" 현실과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79년 총리에 오른 마거릿 대처에 반대하는 목소리, 90년 페스티벌에서 일어난 폭동과 경찰 투입 등 다큐멘터리는 30년이 넘는 세월 이 축제가 지나온 굴곡과 당시의 영국 사회상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 전체를 감싸는 라디오헤드, 콜드플레이, 데이비드 보위, 프로디지, 비욕, 모리세이 등의 아름다운 음악도 또 다른 즐거움.

이 작품은 2006년 선댄스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한국의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로 기대를 모으며 7월 개최된 인천 펜타포트록페스티벌에서 먼저 소개됐다.

감독 줄리안 템플은 롤링스톤스, 닐 영, 재닛 잭슨, 믹 재거 등의 뮤직비디오와 지나 데이비스와 데이비드 보위가 각각 출연한 "이지 걸"(86), "완전 초보"(86) 등 뮤지컬 영화를 만들었다.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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