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외국 의대생들, 한국 한의학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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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의 외국 의대생들, 한국 한의학 체험
  • 박현
  • 승인 2004.08.17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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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기회가 닿는다면 동양의학을 좀 더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최근 경원인천한방병원(병원장 전찬용, 인천 중구 용동) 7층 실습실에선 훔볼트 의대 등 독일의 11개 유명 의과대학과 중국 북경의대 등 외국 유력 의과대 학생 17명이 침술과 부황, 한약재 만들기 등 "신기한 한의학 체험"을 하면서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가천의과대학교(총장 김용일)가 마련한 이번 "외국교환학생을 위한 단기간 한의학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경락기능검사기 등 한방에서 사용되는 진단기기 시연과 한약재인 "교감단"(중년 이상의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으며 향부자와 동변초를 이용해 만든 약재)만들기 체험, 근육통에 효과가 있으며 부황의 일종인 "화관"체험 등 다양한 실습에 참가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담당한 경원인천한방병원 재활의학과 박성호 과장(30)은 “의학에서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은 본래 한 가지였고 무수한 역사가 흐르는 동안에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이라는 양 갈래 길이 나타났으나 이는 서로의 언어가 다른 것처럼 단순한 접근법의 차이일 뿐”이라며“다른 나라의 언어를 알기 위해서는 서로의 관점을 배우고 이해하고 체험하는 작업이 필요하듯이 서양의학을 전공하는 이들이 오늘의 체험을 통해 한의학의 과학성과 우수성을 배웠으면 좋겠고, 오늘의 체험이 바로 우리들의 미래 의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손등에 직접 침을 맞아본 모리스(독일·25, University of Cologne 2년)는“일반적으로 서양에서는 한의학을 포함한 동양의학의 과학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며“현재 독일에서도 침은 보험적용이 될 정도로 일반화 됐으며 앞으로 가천의대 교환학생 프로그램 같은 체험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날 수록 한의학의 영역은 빠른 속도로 넓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근육통을 완화시킨다는 부황 체험을 한 웨이(중국·여·23, 북경의대 2년)는“왼쪽 어깨에 통증이 있어서 의심 반 장난 반으로 체험을 했는데 효과가 바로 나타나 너무나 신기하다”며“정말 서약의학의 약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인체의 신비로움이 있는 것 같고 정말 마술 같다”며 한의학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17명 학생 모두가 서양에서는 아직은 보편적이지 않은 새로운 학문인 한의학에 대해 마음을 완벽히 열지는 않았다.

손바닥에 쑥뜸을 직접 놓아본 알렉산더(독일·26, Jullus-Maximilians- University)는“한의학과 같은 생소하고 새로운 학문은 이번 프로그램처럼 널리 알리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며“흥미롭기는 하지만 아직은 일반적인 서양의학도의 시각과 마찬가지로 다소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들을 인솔한 가천의대 김정아 교수(여·33)는“학생들이 정말 신기하게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참 뿌듯하다”며“중국에서 온 학생들은 대부분 동양의학의 원조는 중국한의학이라고 주장하지만, 오늘의 시연과 체험을 통해 동의보감과 사상의학 등 우리나라 전통의 한의학이 동양의학의 한 원조임을 알려주는 계기가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경원인천한방병원(원장 전찬용)에서는 이들에게 소화제와 한약제로 만든 파스, 한의학 책자 등 다양한 기념품을 선물했다.<박현·hyun@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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