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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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 허용 논란
  • 윤종원
  • 승인 2006.07.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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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체세포 복제배아연구 재평가 토론회
"체세포 핵이식 복제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계속 허용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황우석 박사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이른바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로 불리는 체세포핵이식 방식의 복제 배아줄기세포 실용화 가능성에 대한 짙은 회의론이 국내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는 등 논란이 과학계를 넘어 우리사회의 고민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 생명윤리 학자 등 이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체세포 복제배아연구의 가능성과 한계, 생명윤리 문제 등 관련 현안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꼼꼼하게 따져보는 토론회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이화여대 이화.신세계관에서 체세포 복제배아연구 재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들도 참석해 이 문제에 쏠린 사회적 관심을 반영했다.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과 설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앞으로도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가 과연 과학적, 기술적, 경제적으로 정당하고 타당한지, 심각한 문제는 없는지,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있는지, 성공 가능성은 있는지 등 근본적인 의문점을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열띤 공방을 벌였다.

생명윤리학계를 대표해 나선 인제대 의대 인문의학교실 강신익 교수는 "체세포핵이식 기술이 이론적으로 엄청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줄기세포를 실제로 생체에 이식했을 때 면역거부반응 없이 손상된 신체부위를 재생할 수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순진한 "이론적" 가능성일 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동물실험에서도 급성거부반응이 보고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식거부반응에 대한 면역학 연구도 없이, 이론적 가능성에 의존해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배아를 복제해내기만 하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게다가 현재로서는 수천 개의 난자를 사용하고도 단 한 개의 인간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내지 못한 황 박사의 사례에서 보이듯 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체세포 복제배아연구를 허용해야 한다면 그동안 부풀려져 있던 공허한 기대를 털어내고 소박하게 재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또 "체세포 복제배아연구를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윤리적 논의 이전에 먼저 과학적으로 그 가능성과 정당성을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정부는 무엇보다 이 문제에 대한 과학자 사회의 논의를 활성화할 방안을 먼저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저병원 여성의과학연구소 권혁찬 소장도 "체세포핵이식을 이용한 복제배아 줄기세포는 치료적 측면에서 고찰했을 때 안전성과 반복성, 편의성, 효율성, 윤리성, 경제성 등에서 원칙이 지켜지기 어려울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 활용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따라서 체세포핵이식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근본적인 재검토 이후에나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구를 허용하더라도 윤리적, 행정적, 연구적 측면에서 엄격한 기준을 충족한 연구기관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연구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대 생물학과 전방욱 교수는 "체세포핵이식 행위를 이용한 희귀.난치병 치료를 위한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초 연구를 필요로 하는 등 아직도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을 뿐더러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계속해서 배아 파괴를 허용한다면 타인의 악행으로부터 이익을 거두는 것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줄기세포연구자들은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는 조속히 재개되어야 할 뿐 아니라 지금은 허용 여부를 논의할 때라기 보다는 어떻게 허용할 것인가를 논의할 때라고 반박했다.

포천중문의대 정형민 박사는 "줄기세포는 아직 연구가 많이 진행되지 않아 임상적 효능이나 안전성이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엄청난 잠재력으로 전 세계적으로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과 가능성을 갖추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는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포기하거나 지연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박사는 "줄기세포는 인간의 질병치료와 예방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세포"라며 "따라서 인간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인간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는 당연히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이어 "체세포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생명공학 분야의 핵심연구 개발사업"이라며 "황우석 사태로 인한 국민적 실망을 하루빨리 극복하고 미래 생명공학의 최우등 국가로의 비전을 가지고 배아복제 줄기세포 연구를 재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김동욱 교수도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나중에 질병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재생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과학자는 없으리라 여긴다"며 "많은 나라들이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마당에 이미 이 연구를 선도했던 나라에서 다시 복제배아 줄기세포연구허용 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중요성은 다시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명약관화하다"며 "윤리학자, 법학자, 과학자, 시민단체 인사 등이 모여 윤리와 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투명하게 연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뒤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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