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배가 아프면 따듯한 물병을 배에 대주던 할머니의 처방이 정확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세포 안에서 열(熱)을 전달하는 열 수용체(TRPV1)가 가동하면 통증을 전달하는 통증 수용체(P2X3)가 차단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학 생리학과교수 브라이언 킹 박사는 영국생리학회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통증부위에 섭씨 40도이상의 열을 가하면 세포 안의 열 수용체 스위치가 켜지면서 통증 수용체를 차단, 우리 몸이 통증을 감지하지 못하게 된다고 밝힌 것으로 BBC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킹 박사는 위, 자궁 같은 중공성(中空性) 장기에서 나타나는 산통(疝痛), 생리통, 방광통 같은 통증은 해당기관에 대한 혈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거나 과잉팽창되었을 때 국부적인 조직손상으로 통증 수용체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이 때 통증부위에 열을 가하면 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통증 수용체를 무력화시킨다고 말했다.
킹 박사는 DNA공학기술을 이용해 똑 같은 숙주세포(host cell)에 열 수용체 단백질과 통증 수용체 단백질을 만들고 각각 캅사이신과 삼인산아데노신(ATP)으로 두 수용체를 활성화시켰을 때 두 단백질 간에 분자적 상호작용을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통증부위를 따듯하게 하는 것이 단순히 위안과 플래시보(placebo) 효과에서 끝나지 않고 진통제와 똑같이 분자적 수준에서 통증을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킹 박사는 말했다.
킹 박사는 다만 한가지 문제는 이러한 방법이 1시간 정도의 일시적인 효과밖에는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연구결과가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진통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킹 박사는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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