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이젠 얼려서 퇴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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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이젠 얼려서 퇴치한다
  • 박현
  • 승인 2006.06.29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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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안암병원 김광택 교수, 기관지암 냉동수술 국내 첫 시행
국내에서도 폐암-기관지암을 냉동수술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 동안 영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만 주로 시행되어왔던 "기관지암 냉동수술법"이 고려대 안암병원 김광택 교수팀을 통해 국내에도 가능해진 것이다.

이 "기관지암 냉동수술법"은 기관지에 생긴 암이나 폐암에서 기관지로 전이된 종양을 냉동요법을 통해 제거하는 방법으로 기존 기관지암 치료에 사용되던 레이저 소작술 등에 비해 암조직의 파괴범위는 넓혀, 기관지암의 치료효과를 훨씬 높일 수 있다.

또한 국소마취만으로도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기간이 짧고, 수술의 위험이 적으며 비용이 저렴하다. 뿐만 아니라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 등을 이미 여러 번 시행해 더 이상 암치료에 사용할 수 없을 경우에도 반복해서 시술, 치료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치료한 암이 재발한 경우 더욱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기관지암 냉동수술법"은 2mm의 기관지 냉동 카테타를 기관지 내 암조직 부위에 접촉시켜 급속 냉동시키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해 암세포를 완전히 파괴시키는 방법으로 실시된다. 냉동 카테타로 암세포조직을 영하 80도로 급속냉동 시키면 암세포의 내부에 얼음결정이 생기는데 이 때 냉동된 조직을 다시 녹이면 암세포 속에 생긴 얼음결정이 더 커지면서 암세포가 파괴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더욱이 암조직 주위의 모세혈관 역시 동시에 얼어서 혈관을 막기 때문에 암조직은 더 잘 파괴된다.

올해 49세인 김모씨, 6년 전 왼쪽 폐에 생긴 폐암2기 진단을 받고 왼쪽 폐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이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평소와 같이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부터 조금씩 숨이 차기 시작하더니 결국 온종일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누워있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오른쪽 폐로 가는 기관지에 재발한 암이 기관지를 막아 호흡곤란을 일으켰던 것. 더욱이 김씨는 이미 모든 방사선 치료를 받았을 뿐 아니라 호흡곤란으로 전신 상태가 쇠약해져 있어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가 불가능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고려대 안암병원 김광택 교수팀은 내시경을 이용한 냉동요법으로 기관지 내의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의 치료를 했고, 그 결과 김씨는 폐기능 검사에서도 큰 호전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현재 산소호흡기 없이 통원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호흡이 편안해졌다.

이 시술을 집도한 김광택 교수는 “김 씨의 경우 원래 70%가량 막혀있던 기관지가 기관지암 냉동수술법 시술 이후 처음에 비해 3배정도 넓어져 한결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번 시술에는 기존 유럽 등지에서 사용되던 전신마취가 필요한 고형 기관지내시경 대신 국소 마취만으로 시술이 가능한 굴곡형 내시경을 사용해 환자의 고통은 덜어주었을 뿐 아니라, 깊은 부위의 기관지까지 도달해 시술할 수 있어 치료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었다. 앞으로 기관지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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