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높이는 신약 타겟 물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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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 높이는 신약 타겟 물질 발견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3.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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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악화 환자 면역세포 내 ‘TMEM176A/B’ 2배 이상 발현 확인
‘TMEM176A/B’ 억제 신약 개발시 간암 항암제 치료 효과 향상 기대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김형돈 교수팀, ‘네이처 메디신(IF=82.9)’ 게재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 병합 요법에도 여전히 환자 10명 중 3명에서 암이 빠르게 악화된다고 보고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간암 면역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타겟 물질을 최근 발견해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김형돈 교수팀은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암이 진행된 간세포암 환자 42명에게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간세포암이 빠르게 악화된 14명의 환자들로부터 ‘TMEM176A/B’라는 특정 단백질이 2배 이상 더 발현됐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메디신(IF=82.9)’에 발표했다.

‘TMEM176A/B’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의한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는 ‘염증소체’를 억제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이 과도하게 발현돼 있다는 것은 면역 시스템이 그만큼 덜 작동해,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암을 공격하는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김형돈 교수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 김형돈 교수

이에 연구팀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TMEM176A/B’를 억제하는 신약까지 개발될 경우 간세포암 환자들의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42명의 간세포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치료를 시행하고 항암제 치료 전 혈중 종양 DNA 분석과 단세포 RNA 분석 검사로 환자들의 면역세포 특징을 분석하고 항암제 치료 결과와의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항암치료 효과가 좋은 상태에서 10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지속된 환자는 15명이었다. 반면 항암제 치료에도 처음부터 효과가 없거나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이다 암이 악화된 환자는 14명이었다.

암이 악화된 14명의 환자들 혈액 속 백혈구의 가장 크기가 큰 유형인 ‘단핵구’가 항암 면역이 떨어지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으며, 단핵구에서 ‘TMEM176A/B’ 물질이 장기적으로 항암 효과가 지속된 환자들에 비해 약 2배 이상 발현돼 있었다.

연구팀은 이 환자들의 단핵구에서 ‘TMEM176A/B’라는 물질이 과도하게 발현돼 체내 면역시스템 작동이 저하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면역항암제 ‘레고라페닙’과 표적항암제 ‘니볼루맙’ 병용 치료 반응률은 약 31%(13명)였으며 평균 무진행 생존 기간은 약 7.4개월이었다. 항암제 치료 반응률은 장기적 효과와 상관없이 항암제 치료로 한 번이라도 종양 크기가 30% 이상 줄어든 적이 있는 환자 비율을 의미한다.

현재 간세포암 항암제 표준 치료법인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과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 병용 치료법 반응률이 약 30%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두 병용 치료법의 반응률이 임상적으로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인 유창훈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 간세포암 포괄적 바이오마커 연구로, 신약 타겟 발굴 단계의 초기 연구이기 때문에 아직 조심스럽지만 간세포암 환자에서 ‘TMEM176A/B’은 현재 정체기에 머물러 있는 간암 신약 개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면역항암제에도 효과가 없는 환자들의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는 신약이 개발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추가 3상 연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에 사용된 레고라페닙, 니볼루맙 병용 치료법이 현재 표준 치료법과 비슷한 효과를 보여, 새로운 치료법으로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전체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지놈인사이트와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임호영 교수팀,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전홍재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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