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의뢰 및 회송 측면에서의 활발한 교류부터 시작 필요
대한노년근골격의학회, ‘초고령시대 통합의료의 미래’ 국회 토론회 개최
초고령사회를 맞아 노인의 건강과 노년의 행복을 위해 의학과 한의학 간 통합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합의료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과 대한노년근골격의학회(회장 권순용)는 2월 2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초고령시대 통합의료의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통합의료의 의미가 의학과 한의학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다양한 형태를 광범위하게 포함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소통과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토론회 좌장을 맡은 권순용 대한노년근골격의학회 회장(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기조발언을 통해 “앞으로 다가오는 스마트 의료 시대에는 통합이라는 화두를 우리가 반드시 떠올려야 된다”며 “최고의 진료 효용성, 최상의 의료 질을 위해 멋진 스포츠팀과 같은 통합의료가 필요하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김광균 건양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이미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에서 진입해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신체적인 문제뿐만 정신적인 문제, 사회적인 문제로 확대되는 만큼 통합적인 해결 방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광균 교수는 “통합적인 문제를 가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통합의료의 필요성이 제도가 되는 시점에 다가왔다”며 “여기에서 통합의 의미는 의학과 한의학뿐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개념, 소통까지 광범위하게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통합의료가 한의학에 대한 일방적인 합병과 일원화를 의미하는게 아니라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김광균 교수는 의학과 한의학 간의 부족한 소통과 신뢰를 쌓기 위해 환자 의뢰나 회송 측면에서 교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광균 교수는 “환자들 중에서는 한의학 쪽에서 의뢰서를 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고, 환자의 좋은 결과를 위해 의료기관간 협력이 중요한데 실질적으로 파악을 해봤더니 한의 계통의 병원과의 협력 관계가 많이 적었다”면서 “예를 들면 의학과 한의학이 만날 기회가 사실 있어야 되는데 일반적인 운영 체계에서 한의과대학이나 의과대학이 같이 있지 않은 병원이 함께 만나게 하고 환자 의뢰나 회신, 회송 측면에서 교류가 기본적으로 시작되고 그 목표를 통해서 신뢰를 쌓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고관절, 즉 대관절을 다루는 의사라고 소개한 김홍석 서울의대 정형외과 교수도 환자의 치료와 더 나은 의료 질을 위해 여러 분야의 모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통합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고관절 골절은 환자가 수술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20% 내외, 5년 이내 사망률이 50% 내외에 달하는 굉장히 중한 질환이다. 수술을 하는 이유는 이러한 사망률을 조금이라도 낮추고 환자들이 빨리 거동하도록 만들어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것인데 수술이 잘돼도 사망하는 환자가 많아 의료진 입장에서는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게 김홍석 교수의 생각이다.
김홍석 교수는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근감소증에 대한 연구를 하고 골다공증 약제를 열심히 투여하는데 근력 강화 또는 통증을 치료하는 데 있어 약재로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매우 많다”며 “의학에서 꼭 해결하지 못하는 것들을 의학 안에서만 해결하기 보다는 다른 곳으로 눈을 좀 돌려 해결방법을 찾거나 혹은 다른 전문 분야와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를 하는게 의사, 의료인으로서 취해야 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선 이제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모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통합의료가 필요하다는 것.
의학계의 이같은 의견에 대해 한의계도 동의하면서 상호 간의 이해와 소통이 통합의료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한방병원에서 의학과 한의학 협진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이진호 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한 지붕 아래에서 의사와 한의사가 진료를 하고 있지만 가장 현장에서 느끼는 부족함이 바로 소통과 신뢰라고 했다.
같은 의료기관에 안에서 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치료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잘 모른다며 서로 이해와 소통이 가장 부족한 점으로 그 부분이 통합의료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진호 병원장은 “한의학도 최대한 과학적 근거에 따라 표준화에 접근하는 노력들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접근과 근거가 많이 확립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현장에서 어려운 점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 서로 이해와 협력이고 그다음 중요한 부분은 환자분들이 이런 접근을 허들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보장성으로 건강보험이나 실손보험 등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적용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
이진호 병원장은 “물론 이 부분에 있어서 당연히 위험성이나 걱정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인증과 평가제도가 있는 만큼 이를 충족하는 한의학 기관에 한해 의학과 한의학 간 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지원 및 검증을 통해 제도를 만들어가는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신병철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장은 “한의학이 근거 면에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된 게 임상 연구가 도입되면서부터지만 아직은 부족한 면이 있다”면서 “의학과 함께 연구가 진행돼야 중증질환이나 대규모 연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고 효과가 입증된 기술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적용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정성훈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을 대신해 정부측 패널로 나선 배홍철 보험급여과 사무관은 “처음 토론회의 이름을 들었을 때 통합의료라고 해서 흔히 이야기했던 의과와 한의과 이 두 과의 통합이라고 생각을 하고 왔다”면서 “그러나 패널분들의 의견을 듣고 제가 너무 통합의료를 좁게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의료에 대해 보는 관점에서 따라 여러 가지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배홍철 사무관은 “우선 새로운 의료기술이 국민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앞서 패널분들의 의견처럼 어느 정도 충분히 효과가 입증된다면 국민건강보험 입장에서도 충분히 이를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건강보험 입장에서 재정도 중요하나 국민의 건강한 삶이 더 중요한 사안”이라며 “효과가 입증된 기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보험을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거듭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