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자체 AI 신약개발 시스템 ‘DAISY’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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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자체 AI 신약개발 시스템 ‘DAISY’ 구축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4.02.1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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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물 8억종’ 전처리 거쳐 DB화…비만·항암 연구 속도 ‘Up’
대웅제약 AI 신약개발 시스템 'DAISY'
대웅제약 AI 신약개발 시스템 'DAISY'

대웅제약(대표 전승호·이창재)은 신약개발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종의 분자모델을 전처리를 거쳐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재료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내는(Drug Discovery) 독자기술의 ‘AI 신약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2월 19일 밝혔다.

대웅제약은 향후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Drug Development) 전주기로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으로, 이 같은 DB와 신약개발 시스템을 결합해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 단계에 돌입시키는데 연구원들이 1년 넘게 고민하던 난제를 자체 AI시스템을 통해 단 두 달만에 해결한 바 있다.

또 AI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를 통해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데 단 6개월이 걸렸는데,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최소 1~2년 소요될 프로젝트였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이처럼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신약개발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년간 ‘AI 신약개발 시스템’ 구축에 몰입한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화합물 8억종 ‘다윗’ DB로 빅파마와 경쟁
대웅제약이 실제로 구매해 신약개발에 즉각 쓰일 수 있는 8억종 화합물질(Compound)의 분자모델 DB에 붙인 이름은 ‘다비드’(DAVID, Daewoong Advanced Virtual Database)다. 다비드(다윗)는 골리앗을 일격에 쓰러트린 성서에 등장하는 영웅으로, 신약개발 경쟁에서 AI로 글로벌 빅파마와 겨루겠다는 연구원들의 의지를 담았다.

8억종이라는 수치는 지난 40여 년간 대웅제약이 신약연구를 통해 확보한 화합물질과 현재 신약개발에서 이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화합물질의 결합체다. 대웅제약 AI 연구원들은 세계적으로 공개된 화합물질 오픈소스에서 불필요한 정보를 분리, 제거하는 전처리 과정(Preprocessing)을 거쳐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모두 가공했다. 이를 통해 8억종의 화합물질에 기반한 ‘AI 신약후보물질 탐색’이 가능하게 된 것.

8억종의 화합물 DB 구축은 AI 신약개발 경쟁에서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대웅제약은 이제 기초공사를 마무리한 셈이다.

박준석 신약Discovery센터장은 “신약후보물질의 세계는 우주와 같은데 AI가 신약개발의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AI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나간다면 굉장히 많은 신약후보물질과 우수한 신약을 더 빠르게 개발해 인류 건강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다”라고 평했다.

비만, 당뇨, 항암, 단백질 분해 연구에 ‘성과’
AI 신약개발을 위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대웅제약은 신약후보물질 탐색의 첫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AIVS’(AI based Virtual Screening) 툴을 개발했다. 이 툴은 AI가 표적 단백질 대상으로 ‘활성물질’을 발굴하는 시스템으로, 3D 모델링을 기반으로 다양하게 탐색할 수 있고, 동일한 화학적 특성을 지니면서 특허가 가능한 새 활성물질을 생성형 AI로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와 툴을 기반으로 지난해 AI 신약개발 시스템 ‘데이지’(DAISY, Daewoong AI System)를 사내에 오픈했다. 이 시스템은 일종의 웹 기반 ‘AI 신약개발 포털’로서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데이지에 접속해 신규 화합물질을 발굴하고 약물성까지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 이른바 ADMET 연구까지 AI로 가능한 것이다. ADMET는 Ab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Excretion, Toxicity의 앞 글자를 따온 것으로 화합물질의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독성 등 약물성을 파악하는 연구 단계다. 신약개발 초기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로 이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임상에서 실패하기 십상이다.

대웅제약 연구원들은 AI 신약후보 탐색 툴 ‘AIVS’를 사용하면서 비만과 당뇨, 항암제 분야의 성과 외에 단백질 분해제 개발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짧은 기간 내에 도출하고 있고, 항체 설계와 안정성 평가를 동시에 진행해 연구자들의 시행착오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AI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과 설계를 통해 신약개발의 ‘시간’을 단축해가고 있는 것이다.

박 센터장은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로 AI를 바라보면 오산이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인간의 동반자와 같다”라며 “딥러닝 AI가 ‘데이터’를 쌓으며 학습하고 성장하듯이 연구자도 함께 ‘인사이트’를 높이며 함께 동반성장해 나갈 때 비로소 신약개발 성공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평균 15년이 걸리고 개발비용이 2~3조원에 달하며, 통상 1만여 개 후보물질 중 단 1개만이 성공할 정도로 쉽지 않은 과정이다. 다만 AI 기술을 적용할 경우 개발 기간은 7년, 비용은 약 6,000억원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분석은 기대감을 높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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