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범대위 체제 유지…비대위 구성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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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범대위 체제 유지…비대위 구성 ‘부결’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12.1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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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총회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안건 찬성 76표, 반대 82표, 기권 6표
이필수 회장, “적절한 투쟁 통해 협상력 키워 회원 권익 지켜나가겠다”
전 회원 총파업 설문조사 결과는 정부 협상 압박 카드로 사용할 예정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2월 17일 오전 의협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임시총회에 참석한 의협 대의원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12월 17일 오전 의협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임시총회에 참석한 의협 대의원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들이 이필수 집행부의 대정부 협상과 투쟁에 일단 힘을 실어주기로 마음먹었다.

의협 집행부 산하에 꾸려진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위원장 이필수)’를 대신할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이 의협 대의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

즉, 범대위 구성 절차부터 최대집 투쟁위원장 선임 및 자진 사퇴 등 의료계 내부적으로 논란이 많았던 부분을 문제 삼기보다는 당장 눈앞에 놓인 의대정원 확대부터 저지하겠다는 의협 대의원들의 의중이다.

단지 비대위 구성에 대한 찬·반 의견이 생각보다 훨씬 팽팽했던 만큼 향후 의협 회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이필수 집행부의 부단한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장 박성민)는 12월 17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앞둔 오전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대위 구성 안건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이날 임시총회는 그동안 의대정원 확대 등의 의료현안을 두고 이필수 집행부가 독단적인 결정을 한 것에 대한 대의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총 239명의 대의원 중 절반 이상인 149명이 참석해 성원됐다.

임시총회 개최를 주도한 주신구 대의원(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은 이필수 집행부가 구성한 범대위 자체가 준비 없이 급조됐으니 이를 대신할 대의원 산하의 공식적인 비대위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주 대의원은 “이필수 집행부는 그동안 정부와 협상을 잘하고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하다가 갑자기 정부와 등을 지고 전면적인 투쟁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바람에 회원들은 어찌 된 영문인지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상황에 놓였다”며 “갈팡질팡하거나 감정에 치우치는 투쟁을 더는 지켜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필수 집행부가 회원의 명운을 건 총파업 찬반투표를 추진해 최고 의결 기구인 대의원회의 권한을 정면으로 부정한 데다가 투표 철회를 권고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설문 조사로 이름만 바꾼 채 강행, 그 결과마저 공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의료계 대표자들을 무시하는 처사하고 비판한 주신구 대의원이다.

박성민 의장도 이와 비슷한 지적을 이어갔으나, 비대위 구성 여부는 각자 대의원들의 판단이자 몫인 만큼 임시총회의 결정에 따라 의협이 확실한 방향성을 확보하고 의대정원 확대를 비롯한 여러 의료현안에 적절하게 대처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박성민 의장은 “수차례에 걸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권고에도 강행한 전 회원 파업 찬반 설문 조사, 16개 시도의사회장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및 최대집 투쟁위원장 임명 등으로 집행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해 비대위 구성 안건까지 올라온 것”이라며 “비상한 상황에서 대의원들의 결정은 곧 의협의 최종 결정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대의원들에게 의대정원 확대 저지 등 의료현안 대응에 있어서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하는 모습.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대의원들에게 의대정원 확대 저지 등 의료현안 대응에 있어서 힘을 보태줄 것을 부탁하는 모습.

이후 곧바로 실시된 새 비대위 구성 안건 투표 최종결과는 찬성 76표, 반대 82표, 기권 6표로 비대위 구성 요건인 과반수 찬성을 넘지 않아 부결.

가까스로 범대위 체제를 유지할 수 있게 된 이필수 회장은 그간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 등에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며, 적절한 투쟁을 통해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필수 회장은 “그동안 인내심을 갖고 협상과 소통을 중시했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수요조사를 발표했기 때문에 집행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전 회원 파업 설문 조사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집행부 혼자만 정보를 갖고 있으려는 게 아니라 정부와의 협상에서 압박 카드로 사용하기 위함이다”며 “전국의사총궐기대회가 무리하게 진행된 점도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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