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속 가능한 홍보를 위한 조건
상태바
[기고] 지속 가능한 홍보를 위한 조건
  • 병원신문
  • 승인 2023.11.2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보팀 직원은 상당한 훈련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경력 관리 중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지속적 업무훈련 필요
박진섭 연세의료원 홍보팀 파트장
박진섭 연세의료원 홍보팀 파트장

며칠 전 한 언론사와 저녁자리에서의 이야기다. 자리가 무르익어 가면서 동석한 언론사 팀장이 물었다.

“홍보를 하면서 어떤 부분에 많이 신경 쓰세요?”

이제 실무를 처리하는 일이 많이 줄어 직원 커리어 설계나 언론사 네트워킹과 같은 외부 업무에 대해 신경쓴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존과 다르게 더욱 다양해진 일반 대중의 정보 습득 경로를 시시각각 파악하려 애쓰고 이에 따라 홍보팀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전반적인 홍보 방법론에 대해 고민한다고.

홍보에 대해 생각한다면 홍보팀은 효율성과 전략을 우선시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나열한 모든 업무의 완성은 결국 홍보 담당자의 경력관리에서 시작한다.

업계를 막론하고, 홍보팀 직원이라고 하면 ‘홍보 업무의 전문가’라 여긴다. 사진도 잘 찍고, 일필휘지로 글을 써내려 갈 것으로 안다. 어떤 일(좋지 않은 일이 대부분이지만)에도 잘 대응할 뿐만 아니라 어떤 회의에서는 홍보팀에게 문제의 해결책을 그 자리에서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그렇듯 홍보팀 직원이 만능은 아니다. 문제는 홍보와 관련된 일에서는 홍보팀은 그에 맞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홍보팀 직원은 홍보 트렌드의 변화나 언론사 출입기자의 변경 등 다양한 외부 변화에도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변화를 읽고 현재 업무에 접목할 수 있는 부분과 향후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업무태도와 스킬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당한 훈련과 시간이 필요하다. 홍보 담당자의 경력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최근 홍보팀 기간제 계약직 직원 3명이 기간 만료로 퇴사했다. 얼마 뒤 홍보팀 내에서도 업무 숙련도의 필요성이 더욱 큰 언론홍보파트의 직원 한 명도 원하는 분야를 더 공부해보고 싶다며 퇴사했다. 이 직원은 언론홍보에서 새로운 업무를 맡고 있었고, 그 업무를 시작한 지 막 3~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퇴사한 직원들 모두 맡은 업무가 있었고, 이들의 퇴사로 인해 한동안 그 업무는 다시 인원을 충원할 때까지 원활한 진행이 힘들게 됐다.

얼마 전 인사팀에서 전화가 왔다. 홍보팀은 부서 이동이 거의 없는데, 직원들의 부서 이동을 고려하지 않고 있느냐는 내용이었다. 홍보 업무 특성상 부서이동은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이상 없다고 설명했다.

한 병원의 이야기다. 최근 팀 구성원에 변화가 생기면서 당장 홍보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줄어든 상황이 됐다. 몇 개월 전에 충원요청을 했지만, 아직 인원이 배정되지 않아 어떻게든 버티는 중이라고. 언제 배정이 될 지 몰라 당장 업무 진행이 어렵고 앞으로 어떻게 팀을 운영해 나갈지 답답하다고 했다. 홍보팀에서 실무를 뛰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홍보 업무의 고유한 성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홍보 업무는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홍보 업무는 경험이 업무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 출입하는 기자의 개인적인 특성이나 언론사의 기조, 각 종 콘텐츠를 생산할 때 어떻게 홍보할지 방향성 설정을 비롯해 내부 고객의 요구 파악 등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업무를 처리할 때 고려 대상이다. 이후에 자료 작성이나 사진 촬영 등 기술적인 부분이 수반된다. 특히나 홍보 업무에는 기본적인 업무에서부터 갑작스러운 취재 요청이나 인터뷰 진행 등 돌발성 업무가 더해진다. 이런 업무의 경우 현장에서 바로, 그나마 여유가 있다면 수 분 내에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홍보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업무 경력이 중요하다. 잦은 부서이동이나 인력 공백은 업무효율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도 기대하기 어렵다. 신입직원이 들어왔을 때 교육과정에서도 문제가 된다.

고인물은 썩는다고 했다. 한 분야에 오래 머물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자칫 자신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자신의 결정이 최선이라고 생각해 문제의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브랜드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네거티브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라면 그런 결정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어느정도 홍보 업무 경력이 쌓인 직원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업무훈련이 필요하다. 홍보담당자 역시 꾸준히 홍보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효율적인 홍보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홍보팀에 입사해서 계속 홍보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면 관리자는 직원의 경력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담당자 역시 자신의 경력을 관리해야만 우수한 홍보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