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진료기여수당제도로 오히려 진료 질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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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진료기여수당제도로 오히려 진료 질 저하”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3.10.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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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평균 진료 시간 ‘5분 36초’ 초스피드
‘진료시간’ 만족도 최하위…반면 1인당 진료기여수당 연 3,570만원

서울대학교병원 의사들이 매년 1인당 연간 3천만원이 넘는 진료기여수당을 받아 가고 있지만 정작 진료시간에 따른 환자 만족도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국회 교육위원회)이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병원 의사들이 매년 1인당 연간 3천만원이 넘는 진료기여수당을 받으면서도 정작 환자의 진료 만족도는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동용 의원은 평균 진료 시간이 5분에 불과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면서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이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보다 진료수 늘리기를 통한 의사들의 수당 챙기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대병원은 진료를 많이 볼수록 수당이 증가하는 진료기여수당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과계 1의 경우, 신초진은 15점, 입원은 15점 등 환자를 얼마나 유입하느냐와 입원시키느냐가 수당 증가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외과계는 수술 수익이 가장 높은 20점이다. 결국 환자에게 비급여 중심의 고액 수술을 할수록 진료 수당이 늘어나는 구조다 .

서울대병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의사 1인당 진료기여수당은 올해 7 월을 기준으로 평균 3,570만원에 달했다. 2019년 3,675만원, 2020년 3,228만 원, 2021년 3,100만원, 2022년 3,305만원으로 최근 5년간 의사 1인당 평균 3,376만원을 받았다.

반면 이러한 진료기여수당에 비해 환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있다는 게 서동용 의원의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환자경험조사’를 살펴본 결과 환자들의 진료 부문 전반적 경험 만족도는 2019년 89.3점에서 2022년 83.4점으로 낮아졌다. 진료가 필요한 가족이나 지인에게 서울대학교병원을 추천할 의향을 나타내는 지수인 NPS( 병원 순 추천 지수)도 같은 기간 87.9점에서 57.3점으로 크게 하락했다.

‘환자경험조사’ 중 진료와 관련된 세부 항목별로 ‘진료시간 할애’는 2019년 75.4점에서 2022년 45점으로 ‘부작용 설명’은 75.1점에서 45.8점, ‘환자 과거 진료, 병력에 대한 이해’는 76.6 점에서 46.7 점으로 떨어졌다. 또 ‘통증 조절 노력’, ‘처방, 처치 전 이유 설명’, ‘알기 쉬운 설명’, ‘진료 신뢰’, ‘환자 존중/ 예의’ 등 모든 항목에서 만족도가 낮아지고 있다 것.

서울대병원 환자경험조사 중 진료 만족 관련 세부 항목
서울대병원 환자경험조사 중 진료 만족 관련 세부 항목

가장 만족도가 낮은 ‘진료시간 할애’와 관련해 실제 서울대병원 17개 진료과 의사의 진료시간을 알아본 결과 2023년 기준으로 평균 5분 36초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진료시간이 짧은 과는 비뇨의학과로 평균 3분대에 불과했고 올해 49만 8,494명이 방문해 가장 많은 진료를 본 내과의 경우 평균 진료 시간이 4분대로 조사됐다. 반면 가장 진료시간이 긴 과는 재활의학과로 평균 11분였다.

서 의원은 “서울대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는 서울대병원의 의료기술과 진료서비스가 최고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을텐데, 진료 부문 만족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초스피드 진료뿐만 아니라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진료기여수당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 의원은 “서울대병원이 환자중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실현하고, 환자와 보호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진료 시스템을 개선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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