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숙연’해진 의료계…전방위적 지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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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에 ‘숙연’해진 의료계…전방위적 지원 나서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0.3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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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자 이송 및 재난의료팀 출동에 병원계 적극 참여
병협, 국립대·사립대·중소병원 협력해 조속한 일상 복귀 총력
의협, 긴급의료지원단 구성해 합동분향소에 진료소 운영
정신건강 관련 학회들, 심리적 어려움 극복 방법 소개
(사진=연합)
(사진=연합)

의료계가 이태원 참사에 숙연해졌지만, 의료계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제2, 제3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상자 및 트라우마를 겪는 유가족과 국민들을 위해 의료계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있는 것.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일대에서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 약 30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안타까운 현장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된 것은 병원계다.

강동경희대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명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의료원, 아주대병원, 의정부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 한림대성심병원, 한양대병원 등이 사고 현장에 재난의료지원팀(DMAT)를 파견해 밀착 지원에 나섰다.

아울러 강남세브란스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강북삼성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동국대일산병원, 보라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은평성모병원, 이대목동병원, 이대서울병원, 중앙대병원,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한양대병원 등이 원활한 사상자 이송을 도왔다.

대한병원협회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중소병원 등이 협력해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있다”며 “중상자의 경우 정부 파견 직원과 협의해 해당 병원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번 참사로 유가족, 부상자, 목격자 등 많은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아 대규모의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관계 당국과 협의해 병원에서 상담을 희망하는 국민들이 정신건강의학 관련 진료를 적절히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병협이다.

병협은 “부상자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재난상황에서 대규모 사망·응급 발생에 효과적으로 대처했는지 등을 철저히 검토해 장기적 제도개선 방향도 모색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긴급의료지원단을 구성하는 등 의료지원에 돌입했다.

의협은 현재 수도권 병원에 분산 배치된 부상자와 사망자들에 대해 보건복지부, 서울시 등과 협력해 응급의료체계 가동 등 신속 의료지원을 돕고 있다.

또한 의협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과 함께 의료진, 앰뷸런스, 의약품 등을 지원받아 서울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내 의협 긴급의료지원단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의협은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고 깊은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이번 참사로 고통받는 모든 현장을 지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문가단체로서의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약속한다”며 “국가애도기간 내 외부행사를 중단하고 참사 극복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간호단독법 반대 시위를 이어가던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0월 마지막주까지 진행된 릴레이 1인 시위를 잠정 중단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부상자와 유가족에 대한 트라우마 극복 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의료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정부와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긴급의료지원은 물론 응급의료체계가 원활하게 작동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며 “정부 차원에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희생자, 부상자, 유가족이 적절한 의학적 중재를 받도록 해야 하고 참사 구조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구급대원, 경찰, 의료진, 시민 등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사고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이에 따른 재발방지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향후 비슷한 대규모 참사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 방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진=연합)
(사진=연합)

정신건강 관련 학회와 의사회들은 일제히 성명을 통해 유가족과 국민들의 심리적 트라우마 발생을 염려,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동 등을 중단해달라고 부탁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을 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공유하는 행위는 고인과 유가족, 다수의 국민들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며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트라우마 확산을 막고 추가적인 심리적 어려움을 최소화해야 하는 시기”라며 “누군가를 탓하려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이어 “직접 사건을 겪거나 목격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노출되기만 해도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고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영상 접촉에 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사건에 대한 과도한 몰입은 자제하고 트라우마로 인한 심리적 증상이 지속한다면 치료나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부언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도 “중요한 것은 생존자, 유가족, 목격자 등이 겪을 수 있는 마음의 고통인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일”이라며 “정부는 신체적인 회복과 더불어 정신건강 전문가와 협력해 생존자와 유가족의 정신건강 문제를 돌보고 청소년, 청년, 외국인 등 소외되는 사람 없이 치료와 지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도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0월 30일 ‘제30차 추계연수교육 및 학술세미나’ 기념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대한한의사협회도 성명을 발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의료인으로서 슬픔과 비통에 빠진 유가족과 국민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유관기관 단체와 협력해 의료인의 책무 수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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