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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지방의료원 위탁 논의 중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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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지방의료원 위탁 논의 중단 촉구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2.07.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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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에 지역 필수의료체계 구축 책무 요구

일부 지자체에서 지방의료원에 대한 대학병원 위탁 논의가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이 7월 19일 성명을 내고 지방의료원 위탁 논의의 중단과 지역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책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7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에 위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수년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지역공약으로 내세웠던 서산의료원을 서울대병원에 위탁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에 나섰다.

또 과거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공공병원 죽이기에 나섰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장에 취임한 후 불과 수일 만에 대구의료원의 단계적 위탁을 언급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포항, 안동, 김천의 3개 의료원을 경북대병원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윤석열 정부가 후보 시절부터 공공병원의 위탁 문제를 공약으로 내걸어 코로나19로 인해 확인된 공공병원 강화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더니 급기야 최근 국민의힘 지자체장들이 취임 수일 만에 대학병원 위탁 추진이 지방의료원 발전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인 것처럼 떠벌리며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공공의료에 대한 국가의 철학과 투자가 부재한 가운데,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민간 위주의 의료 환경은 수익 경쟁 심화를 초래하고, 생명이 아닌 ‘돈’의 논리 속에 공공병원은 설 자리를 잃거나 시장이 무너진 곳에서 버티고 있는 현실”이라며 “그 결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필수중증의료(응급‧외상‧심뇌혈관 등), 산모‧어린이, 장애인‧재활, 지역사회 건강관리 등 국민의 삶에 직결되지만 ‘시장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필수의료의 공백과 지역 격차가 국가적 문제로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보건의료노조는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의 핵심 거점으로 지방의료원은 작년부터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 지정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지방의료원이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역량을 갖추도록 시설, 장비, 인력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중요한 시기로 지방의료원 육성을 위한 지방정부의 책임 있는 역할이 중요한 때에 대학병원 위탁 논의는 지방정부의 책임과 의무와는 거리가 한참 먼 것”이라고 비난했다.

위탁을 말하는 지자체들은 지방의료원 위탁 운영으로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의사인력 수급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지역 내 미충족 필수의료 현황에 기초해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지방의료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보건의료노조는 주장했다.

또한 고질적인 문제인 지방의 의사인력 수급문제는 단순히 위탁 운영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위탁 경험이 있는 지방의료원 사례를 보아도 간헐적 파견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거나 인적 교류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며 만약 7월부터 시행되는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놓고 의사인력 수급과 위탁 운영을 결합하여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번지수가 잘못된 곳에 책무를 떠넘기기고 생색을 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국립대병원을 관리 감독하는 소관 부처가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교육부인 만큼, 관리주체의 이원화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크다고 꼬집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최근까지도 국립대병원이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있는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 데다가 공공병원으로서의 정체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실정에서 필수의료 제공에서의 지역 완결적인 체계 구축에 한계를 가지며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높다”면서 “대학병원의 지방의료원 위탁 운영이 가지는 한계는 분명하다. 과거에도 반복되었던 대학병원의 지방의료원 위탁은 이미 수 차례의 경험을 통해서도 확인된 것처럼 지역의 필수의료체계 구축보다 본원의 수익 문제 등 경영적 방침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당장 위탁 운영의 단골손님처럼 거론되는 서울대병원만 하더라도 공공성의 확대보다는 본원의 경영적 필요에 따라 보라매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국립교통재활병원 위탁 운영 등 세력 확장을 하고 있고 조만간 시흥배곧병원 분원까지 개원할 예정으로 문어발식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고 반문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서산의료원, 성남시의료원과 같이 지자체장들이 앞다투어 전가의 보도 마냥 위탁 운영을 주장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지방의료원의 역량 강화는 필수의료를 제공하는 지역책임의료기관 본연의 역할 수행을 위해서도 요구되지만, 이를 통해 보건소에서 상급종합병원까지 지역 내 의료자원의 협력과 연계의 거점기관으로 역할을 담당하며 지역 완결적인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발전 전망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로 이를 대학병원에 위탁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지방의료원이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될 경우 지역 보건의료정책 실행주체인 지방정부, 정책수단인 지방의료원, 지역 내 필수의료정책을 심의하는 민‧관 거버넌스인 공공보건의료위원회 등 각각의 책임과 역할이 분절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지역 완결적인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해 필수의료 공백과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필수의료 국가책임제’는 실현될 수 없어 공공의료 훼손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지방의료원 위탁 논의가 아니라 지방의료원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지방의료원 정상화와 발전에 전력해야 하며, 지방의료원을 육성하여 지역 완결적인 필수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이러한 책무를 뒤로하고 지방의료원 위탁을 말하는 것은 지방정부 고유의 책무를 떠넘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각 지역마다 다른 미충족 필수의료를 보장하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며 지속 가능한 예산구조를 만드는 것은 지방정부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책무”라며 “지방의료원 등 지역책임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지역 완결적인 필수의료체계를 구축하는데 책임과 권한의 분절을 초래하고 공공의료를 훼손하는 대학병원 위탁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필수의료 공백과 지역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라. 이것이 코로나19 시대 국민의 준엄한 요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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