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과 병원인의 병원신문 최종편집2022-05-16 14:30 (월)
[기고] 2021년 보건의료 입법 경향 및 내년 전망
상태바
[기고] 2021년 보건의료 입법 경향 및 내년 전망
  • 병원신문
  • 승인 2021.12.27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무법인 세승 김선욱 변호사(대한병원협회 법률고문)
법무법인 세승 김선욱 변호사(대한병원협회 법률고문)
법무법인 세승 김선욱 변호사(대한병원협회 법률고문)

2021년 코로나 백신접종으로 인해 위드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나 싶었지만, 다시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가 염려되고 확진자 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연말이 매우 어수선하다.

대선정국으로 인해서인지 모든 이슈가 대선에 몰려 있기는 하나 2021년에도 주목할 만한 보건의료 관련 입법이 있었고, 시행됐으나 숨 고르기를 거쳐 2022년에 본격적으로 병원 현장에서 문제가 될 법들도 있어 살펴보고 미리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2020년에는 세 차례에 걸친 의료법 개정이 있었지만, 2021년에는 9월 24일 한 차례만 개정되는 것에 그쳤다. 하지만 그 내용은 논란이 많았던 이른바 CCTV법 개정(의료법 제38조의 2 신설)이었다.

국회는 의료기관에서 수술하는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하거나 비자격자에 의한 대리수술이나 마취된 환자에 대한 성범죄 등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으나, 수술실은 외부와 엄격히 차단돼 있어 의료과실이나 범죄행위의 유무를 규명하기 위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움이 있다는 전제하에, 의료기관의 수술실 내부에 폐쇄회로 텔레비전을 설치하도록 하고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 수술 장면을 촬영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수술실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의료분쟁 발생 시 적정한 해결을 도모하려 한다는 이유로 의료법을 개정하였다. 2년 후인 2023년 9월경 시행된다.

그런데 실제 CCTV를 관리하는 의료기관은 이 법이 예상치 못한 강력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위 법률을 위반하는 경우 시정명령의 대상이 되고 법을 위반해 촬영한 영상정보를 열람하게 하거나 제공한 자, 촬영한 영상정보를 탐지하거나 누출·변조 또는 훼손한 자, 촬영한 영상정보를 이 법에서 정한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한 자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환자 또는 환자의 보호자가 요청하는 경우가 아님에도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장면을 임의로 촬영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의료기관장이 CCTV 영상정보의 외부 유출 등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해 폐쇄회로 텔레비전으로 촬영한 영상정보를 분실·도난·유출·변조 또는 훼손당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 개정 법률이 도모하려고 하는 목적에 비해 의료계가 책임져야 할 부분은 너무도 과잉되고 더 나아가 지켜야 할 환자의 정보가 해킹 등으로 유출될 기술적 위험은 언젠가는 민간병원의 조악한 보안 수준을 넘어설 것은 분명하므로 형사처벌의 위험은 현실이 될 것이다.

적어도 민사소송의 제소기한인 10년을 보관해야 할 것으로 보이니(법에는 30일 이상 보관해야 한다고 한다) 보관의 위험은 사실상 항구적이다.

위 법에 대해 의협 등이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는 있었으나 정작 헌법소원이 제기됐다는 보도를 접하지는 못했다. 법이 시행되고 난 뒤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면 헌법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발생이 우려되는 환자의 개인정보 누출 등의 피해 위험 및 이에 따른 의료기관의 보안책임에 따른 형사처벌 위기가 상존하는 상황일 것이다.

늦기 전에 하루속히 법 시행 전이라도 헌법재판소를 통해 합헌성 여부의 판단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국민건강보험법 관련 사항이다.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징수금 체납자 명단공개가 2022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내용은 속임수 등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자에 대한 부당이득 징수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의료인, 약사 등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받아 불법적으로 개설·운영하는 요양기관에 해당해 부당이득 징수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는 요양기관 또는 요양기관 개설자가 납부기한의 다음 날부터 1년이 경과한 징수금을 1억원 이상 체납한 경우, 위반행위, 체납자의 인적사항 및 체납액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21년 6월 30일부터 시행된 국민건강보험법 제47조의 2 규정 개정은 과거 사무장병원에만 적용되던 요양급여비용 지급보류를 확대해 다른 의료인 등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거나 1인 1개설을 위반한 의료기관에 대한 요양급여비용의 지급 보류 근거를 신설하고, 요양급여비용 지급 보류 처분의 효력은 해당 요양기관이 그 처분 이후 청구하는 요양급여비용에 대해서도 미치도록 한 규정이 효력을 발생하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위 개정규정은 관련 대법원 판결을 전면적으로 역행한 입법이다. 대법원은 의료법의 이중개설(1인 1개설 원칙) 금지규정 위반 사례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양급여 비용의 지급보류나 환수처분에 관해 ‘의료법을 위반해 이중개설을 한 의료기관의 의료인이 한 진료행위’도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의 기준에 미달하거나 그 기준을 초과하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정상적인 의료기관의 개설자로서 하는 진료행위와 비교해 질병의 치료 등을 위한 요양급여로서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해, 의료법위반(이중개설)을 한 의료기관이 수령한 요양급여비용 상당액을 지급보류하거나 환수할 수 없다(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5두36485 판결 등)고 판결한 바가 있다.

이 판결로 인해 이중개설에 대해 적어도 공단이 환수할 근거가 없게 됐었다. 그런데 국회는 판결에 정면으로 반하는 방향으로 입법을 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의료법 이중개설 금지의무를 위반한 의료인에 대하여도 지급보류나 환수처분 등을 할 법적 근거가 생김에 따라 이와 관련된 집중적인 단속이 예상된다. 위 내용은 지난해 개정된 의료법의 이중개설 금지 규정의 행정처분 강화규정과 연장선에 있다. 명의 대여를 하거나 1인 1개소를 위반해 두 군데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한 경우 과거에는 병원에 대한 업무정지 등의 행정처분 내용은 없었는데, 지난해 의료법은 이에 대해 개설허가 취소 또는 1년 이내의 의료업 정지사유로 해 행정처분을 강화했다.

또한 의료법 제33조의 3을 통해 사무장병원 공표제도가 시행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은 사무장병원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위법이 확정된 경우 그 사실을 공표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요양병원이나 의료법인, 성형외과 등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현장조사가 있을 것이 예상되고 현재에도 이러한 관점에서 실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시행됐던 무면허의료행위 관련 처벌강화(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형에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따른 법적 위험성이 현실화함에 따라 이에 따라 병원 내의 의료인력 간의 업무 분담체계를 보다 더 법률적으로 명확하게 분리해 관리해야 할 것이다.

직접적인 보건의료법규는 아니나 2021년 1월 26일 제정돼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도 대학병원 등 병원계에서 눈여겨봐야 할 법규이다.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에 해당되는 사건으로 1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의 중대산업재해와 병원과 같은 공중이용시설의 하자로 인해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는 등 중대시민 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법인 등을 형사처벌(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 병과 가능)하거나 손해의 5배 이내에서 배상할 책임을 물림으로써 중대재해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다. 동 법령에서는 ‘경영책임자등’을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학교법인 부설 병원의 병원장이나 의료원장도 경영책임자로 위 법률에 의해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둬야 한다.

2021년 발의됐지만 통과가 되지 않았던 대표적 법안들을 볼 때, 내년에도 보건의료계에 영향을 미치는 법 개정 사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예상된다.

우선 원격의료 도입을 위한 의료법 개정안 논의가 지속될 것이다. 환자·의사 간 원격 모니터링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이다. 관련 법안들을 보면, 원격의료의 대상이나 범위를 소극적인 관찰이나 상담수준으로 할지 아니면 의료취약지구에 한정되기는 하나 원격진단이나 처방까지 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현재 의료법 내에 규정된 간호사의 지위를 의료법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규율하는 이른바 간호법 제정 움직임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문병원 대리수술 여파로 인해 전문병원지정취소 사유에 대리수술이나 무면허 의료행위 등 지정취소사유 추가 의료법안도 논의될 것이 전망된다.

보건의료 정책에 대한 논의는 주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지난 수십여 년간 법안으로 나와서 결국 입법화돼왔다. 이러한 경향은 내년에 대선의 향방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20년이 넘는 동안 필자가 변호사로서 처음 의료법을 접했을 때 처벌규정은 불과 손에 꼽을 정도로 몇 개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형량도 더 높아지고 처벌규정도 대폭 증가돼 다 기억하기가 불가능한 수준이 됐다. 이러한 처벌 일변도 규제입법은 국민이나 의료인에게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국민의 건강을 현장에서 직접 책임지는 의료인들을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크도록 그물망을 촘촘하게 쳐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병원계가 사회구성원으로서 역차별을 받지 않고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존중받는 해가 됐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