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이종욱 사무총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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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이종욱 사무총장 별세
  • 정은주
  • 승인 2006.05.2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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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 이어져
한국인 최초의 유엔 산하 국제기구 수장인 이종욱(61)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 오전 뇌경색으로 사망했다.22일 주제네바 대표부와 WHO 총회에 참석중인 한국대표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종욱 총장은 지난 20일 오후 집무중 쓰러져 제네바 소재 Cantonal 병원으로 후송, 뇌혈전 제거수술을 받았으나 이후 의식을 찾지 못한 채 22일 오전 7시 43분경 (한국시간 오후 2시 43분) 운명했다.

WHO도 현지시간으로 22일 오전 10시 25분 공식회의에 앞서 이 총장의 사망소식을 알리고 2분간 애도의 묵념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욱 총장은 2003년 7월 21일 연간 예산 22억달러(약 2조6천400억원), 전문 직원 5천여명에 이르는 유엔 산하 최대 국제기구인 WHO의 총지휘자로 공식 취임했으며, 1983년부터 23년간 WHO에서 활동했다.
장례는 유족들의 희망에 따라 WHO 주관의 천주교식 장례로 거행되며, 장례후 화장된 유해를 고국으로 운구, 가족중심의 추모식을 거행하되 정부측이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 분향소는 서초동 소재 외교안보연구원 1층 제1강의실에 마련됐다.

한편 WHO측은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유엔 유럽본부 대회의장 한편에 조문록을 비치하고 각국의 조문객들을 맞았으며, 총회 참석차 제네바를 방문중인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이 조문록에 가장 먼저 서명하고 현지에서 한국 정부의 조문사절 역할을 담당했다.

이종욱 총장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세계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22일 노무현 대통령과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조전을 보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애도 성명을 통해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인 이종욱 박사의 급서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으며 슬픔을 느낀다. 이 박사는 세계보건기구 총회가 개막한 오늘 서거했다”며 “이종욱 총장은 사스(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의 여파가 미치던 2003년 WHO의 지휘권을 인수해 글로벌 공중보건 사업들을 강화하는데 정력적으로 매진해 왔으며, 에이즈부터 결핵에 이르는 등 다양한 공중보건 위협에 대처하는 투사이기도 했다”며 애도했다.

WHO 연례총회 엘레나 살가도 의장(스페인 보건장관)은 22일 연례총회 개막식에 앞서 이종욱 총장의 타계소식을 전하며 “고인은 열정을 갖고 세계보건기구에 헌신했으며, 그의 지도력 아래 세계보건기구는 더욱 강해졌고 글로벌 보건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회 참석을 위해 제네바를 방문중인 마이크 리빗 미국 보건부장관은 “고인은 협력의 정신을 구현했고 그의 직업 생애를 통해 이를 고양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거릿 찬 WHO 사무차장보는 “이 사무총장의 타계를 애도하면서 그는 공중보건의 참뜻을 이해한 위대한 사람이었으며 우리 모두는 그의 떠남을 아쉬워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오미 시게루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국장도 “이 박사와 지난 수년간 교분을 맺어오면서 전세계적으로 공중보건을 위해 헌신해 온 그에 대해 최고의 존경심을 품어왔다”면서 “그가 몹시 그리워질 것”이라고 애도했다.

북한은 22일 주제네바 대표부를 통해 이종욱 사무총장의 급서에 깊은 애도를 표시했으며, 리철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이종욱 충국장 선생이 사람들의 건강과 복지에 바친 공적은 우리 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오늘은 물론 내일에도 길이 남아 찬양을 받을 것”이라며 고인의 생애와 업적을 기렸다.



▣이종욱 WHO 사무총장은 누구인가?
이종욱 총장은 1945년 4월 12일 생으로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하와이대 보건대학원에서 역학석사를 취득했다.
1983년부터 WHO서태평양지역 사무처 나병자문관으로 10년간 일했으며, 이어 WHO서태평양지역 사무처 질병예방·관리국장, WHO 본부 백신국장, WHO 사무총장 선임 정책자문관, WHO 자원동원 및 대외협력업무 담당, WHO 본부 결핵국장을 거쳐 2003년 5월 WHO 사무총장에 당선됐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선출직 유엔 전문기구 수장이 됐으며, 직원 1만명이 넘는 유엔기구를 이끌면서 조직과 사업을 활성화시키고 보건문제를 글로벌 이슈로 만드는 탁월한 정치력도 인정받고 있다.

제네바 외교가에서는 이 총장이 코피 아난의 뒤를 이어 유엔 사무총장의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사람이라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으며, 오는 7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G8(서방선진 7개국과 러시아) 정상회담에 초청받는 등 비중있는 인물로 꼽혔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생전을 각별히 배려해준 것으로 알려졌으며, 조지 부시 미대통령도 WHO의 사업에 아끼지 않았고, 2차례 이 총장을 미국으로 불러 면담하면서 ‘굿맨’으로 칭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가라부키 레이코 여사(62세)와 1남 충호(29세, 미 코넬대 박사과정), 동생 이종오 계명대 교수, 이종구 성공회대 교수 및 누나 1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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