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시험일 배정을 학생에 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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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국시 시험일 배정을 학생에 일임(?)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10.0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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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우수자 ‘선발대’ 배치…집단 문제유출 등 조직적 부정행위


강병원 의원 “국시원 역량 의문, 실기시험 응시자 랜덤배정 등 개선해야”

의사국시를 관리하는 한국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사진)이 국시원에 확인한 결과 의사국시 실기시험 응시자 시험일 배정이 전적으로 대학에 일임해 여러 부정행위를 방치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10월 5일 밝혔다.

의사국시는 응시자가 자기 시험 날짜를 정해 시험 접수를 하고 각 대학에서 그 대학 소속 학생이 실기시험을 치를 수 없는 날 2일을 국시원에 알려주면, 국시원은 그 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날짜에 대학별 응시인원수를 제시하고 날짜별 응시인원 수에 맞춰 대학에서 누가 시험을 치를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각 의대의 성적우수자가 먼저 시험을 치르는 ‘선발대’가 되고 그 선발대가 시험을 치르고 난 뒤 문제를 복원해 후발대에게 알려주는 일이 연례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이에 국시원은 실기시험이 도입된 2009년 이후 2년만인 지난 2011년에 집단 문제유출 사건이 일어나 검찰 수사가 착수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자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왔다.

국시원은 의사국시 응시생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하면서 실기시험 문항을 복원 또는 유출할 경우 민·형사상 조치 및 당해시험 무효, 응시자격 제한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포함시키고 있다.

또 시험 당일 ‘시험문항 등에 관한 비밀유지 서약서를 제출받고 있으며 실기시험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문항복원이 이뤄지는 의과대학 관련 사이트 및 SNS를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이 연례적으로 집단 문제유출을 반복해 온 것이다.

강 의원은 “의대생들의 의사국시 거부로 인해 이 시험의 불공정한 절차가 드러났다”면서 “어떤 시험도 응시자들이 시험 볼 날짜와 순서를 다 정하게 해 주지 않는다. 의사국시가 이렇게 치러지는 것은 의대생에 대한 과도한 특혜다”고 꼬집었다.

이어 강 의원은 “국시원은 의사국시 실기시험을 일괄 접수 후 랜덤배정을 통해 응시자의 시험일을 결정하는 등 절차를 개선해 연례적으로 반복된 집단 문제유출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의사국시는 의대생들이 의사로 첫발을 내딛는 중요한 관문”이라며 “이 실기시험이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때 의사의 사회적 권위와 국민의 신뢰가 되살아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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