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뇌전증 원인, 유전자 검사로 조기진단 가능
상태바
영아 뇌전증 원인, 유전자 검사로 조기진단 가능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0.08.03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이지원·이지훈 교수팀, 국제학술지에 논문 게재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신경학적 질환인 뇌전증은 어린 나이에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어 그 원인을 찾기 위한 명확한 진단 방법이 필요했던 상황에 국내 연구진이 조기진단이 가능한 검사방법을 찾아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지원·이지훈 교수 연구팀은 유전자 패널검사로 생후 6개월 미만일 때 뇌전증이 발병한 영아 환자 중 뇌 MRI가 정상인 환자의 약 50%에서 원인유전자를 찾을 수 있다고 8월 3일 밝혔다.

연구팀은 뇌전증으로 진단받은 2세 이하 영아 환자 중 뇌 MRI 검사 결과가 정상인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자패널검사를 시행했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ext-generation sequencing)은 소량의 혈액(3cc)으로 다수의 유전자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환자에게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검사 방식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발병 나이에 따라 유전자 패널검사를 통해 원인유전자를 찾을 확률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령별 뇌전증 원인유전자를 찾은 2세 이하 환자는 34.5%(40/116명), 1세 이하는 39.6%(40/101명), 6개월 이하는 50%(36/72명)로, 어릴수록 더 원인유전자를 찾을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뇌전증 환자는 발달지연을 동반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는데, 이 여부에 따라 원인유전자를 발견할 확률은 뇌전증 환자 중 발달지연 환자와 정상 발달로 확인된 환자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발달지연 환자는 36.4%(24/66명), 정상 발달 환자는 32.7%(16/49명)였다.

과거에는 뇌 MRI가 정상인 경우 원인을 찾지 못한 ‘비증후성’ 혹은 ‘원인 미상의’ 뇌전증으로 진단받고 경험적인 항뇌전증약제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원인유전자 변이에 따라 적절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예후가 좋은 양성뇌전증증후군 환자 13명을 조기에 진단해 이에 적합한 약제를 최단기간에 사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나중에 태어난 형제는 초기에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지원 교수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가족성 유전체 연구 등을 통해 향후 더 많은 원인유전자를 찾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지훈 교수는 “뇌전증 원인 유전자를 밝히게 되면 치료약제 선택에 결정적인 도움이 되고, 앞으로 커가면서 어떠한 예후를 갖게 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인 ‘Molecular Genetics & Genomic Medicin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