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배정도 AI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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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배정도 AI로 한다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6.1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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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한국IBM,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질환명·중증도·수술·격리·의료진 동선·동명이인 식별 등 50여개 기준 반영

최근 서울아산병원이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병상 배정 업무를 시작해 주목된다.

병원은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환자가 병원에 입원할 때 50여 개가 넘는 기준을 고려해 병실과 병상을 배정한다.하지만 많은 기준과 복잡한 업무로 병상 배정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서울아산병원은 한국IBM과 공동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최근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6월 17일 밝혔다.

이에 따라 병상 배정 담당자는 AI 프로그램이 처리한 결과를 확인만 하면 돼, 신속하고 정확한 병상 배정이 가능해졌고 환자 응대 시간이 늘어나 고객 경험을 더욱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하루 평균 2,600여명이 입원 중인 서울아산병원은 60여개 진료과에 입·퇴원 환자 수만 7백 명이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병상 배정 담당자는 모든 입원 환자들에게 최적의 병상을 배정하기 위해 먼저 퇴원 환자 목록을 확인한 후 병동 현황, 입원 환자 중 병상 변경 환자 목록과 입원 예정자, 응급실 환자 목록 등을 일일이 파악하는 일을 반복해 왔다.

이 때 입원 환자의 진료과 및 질환명, 나이, 성별, 중증도, 수술, 검사, 마취 종류, 감염 예방을 위한 격리 여부, 신속한 의료 서비스를 위한 의료진 동선 최소화, 환자 안전을 위한 동명이인 식별, 환자 선호 병실, 입원 예약 순서 등 50여 개 이상의 복잡한 기준을 병상 배정 담당 직원이 직접 반영해 판단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자칫 한 가지 조건이라도 고려하지 못하면 오류로 인해 도미노처럼 많은 환자들의 병상 배정을 다시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또한 병상 배정 업무 중에 입원 예약, 변경, 취소와 관련해 전화, 내부 그룹웨어 메시지 상으로 각 진료과로부터 오는 요청 사항을 하루 평균 250건 정도 처리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된 병상 배정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앞으로는 업무 담당자가 입원 예정 환자 데이터, 병상 현황 및 수술 예정 현황 데이터 등 병상 배정에 대한 모든 빅데이터를 내려받은 후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적용하기만 하면 된다.

서울아산병원이 병상 배정 자동화 프로그램을 개발한 후 실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병상 배정 업무 현장에 여러 차례 적용해 실효성을 검증한 결과, 각 진료과별로 최소 7분에서 최대 20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원칙과 담당자가 미리 설정해놓은 병상 배정 기준에서 벗어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는 게 확인됐다.

아울러 각 진료과에서 요청하는 입원 예약, 변경, 취소 등 단순 반복 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는데, 효과 검증 결과 단 한건의 오류도 발생하지 않았고 시간도 건당 3분밖에 걸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혁 서울아산병원 기획조정실장(산부인과 교수)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아직은 전체 병상 배정 업무의 절반 정도를 담당하고 있지만 점차 확대해,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병상 배정의 투명성도 더욱 높일 계획이다”라면서, “앞으로도 환자 치료 효과와 만족도 모두를 높이는 ‘스마트 병원’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병상 배정 업무 자동화 프로젝트’는 서울아산병원과 한국IBM이 손잡고 2020년 1월부터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3개월 만에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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