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내 임상영양사 배치기준 마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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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내 임상영양사 배치기준 마련하겠다”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2.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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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식 영양관리료 및 인력 가산 수가 정당한 보상 필요
대한영양사협회 이영은 회장, 인터뷰 통해 향후 계획 밝혀

대한영양사협회가 의료기관 내 임상영양사 배치기준을 마련을 위해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고 환자 치료식 영양관리료와 인력 가산 수가가 영양사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개선에 나선다.

대한영양사협회 제25대 이영은 회장은 2월 14일 오후 여의도 영양사협회 회관에서 병원신문과 만나 지난해 ‘보건의료인력지원법’ 제정으로 영양사가 보건의료인력에 포함된 만큼 병원에서 종사하는 영양사들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상급종합병원 중심의 임상영양사가 종합병원까지 그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의료법’ 개정을 통한 배치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임상영양사 제도는 지난 2012년 ‘국민영양관리법’에 근거가 마련된 국가자격으로 관련 대학원과 1년 이상의 영양사 경력이 있어야 만이 자격시험을 볼 수 있다. 지난해까지 총 4천397명이 배출된 가운데 대략 10%가 넘는 약 483명 정도만이 현재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근무 중이다.

이영은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이영은 대한영양사협회 회장

이영은 회장은 “환자 치료과정에서 임상영양관리가 합병증 및 사망률, 질병 회복에 영향을 미쳐 재원 일수를 단축 시키고 치료비용을 절감하는 등 효과성이 입증된 만큼 국가 의료비 절감을 위해서라도 임상영양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환자에게 적절한 임상영양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임상영양사가 고유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 배치가 기본요건으로 법률상 임상영양사 배치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령화 영향으로 요양병원에 있는 많은 환자들이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들을 한 두 가지 정도는 다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제대로 치료하고 돌보려면 더 많은 임상영양사가 필요하지만 명확한 배치기준이 없어 방치하고 있다는 것.

이 회장은 “정부가 임상영양사를 국가자격으로 만들어 놓고 배치기준을 만들어 주지는 않아 답답하다”며 “우리가 추진하는 안은 종합병원급에는 최소 임상영양사와 영양사를 각각 1명 이상 배치하고 병원급에는 최소 임상영양사 또는 영양사 1명 이상을 배치하는 것으로 ‘의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입원환자에 대한 식대 수가 개선도 분명 필요하지만 영양사에 대한 인력 가산과 환자 치료식의 영양관리료 수가가 제대로 영양사들에게 일정 부분 보상이 되고 있는지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력 가산과 영양관리료를 병원들이 받고 있지만 그 주체인 영양사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장은 “병원에 2명 이상의 영양사가 근무할 경우 인력 가산을 받고 있지만 영양사들은 그 금액 중 어느 정도를 보상받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이를 잘 활용하는 병원들은 영양사에 대한 처우개선과 영양사를 더 고용하겠지만 반면 지방 취약지나 열악한 병원들은 이를 악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영양사가 환자와의 대면을 통해 치료식을 설명하고 상담하면 영양관리료를 받을 수 있고 1일 40명까지 가능한데 그 관리료가 영양사들에게 얼마나 돌아갈지 모르겠다. 명확한 구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무리 열심히하고 영양사가 많은 병원도 하루에 12~16명 밖에 치료식 설명을 못한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미국의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환자가 입원해서 퇴원할 때까지 한번 치료식에 대한 상담을 하고, 치료식이 바뀔 경우 다시 한번 상담을 하며 환자가 원할 때 상담을 하는 방식이었지 이렇게 하루에 40명까지 환자를 보는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영양사들도 이제 보건의료인이 됐으니 영양관리료도 행위별 수가로 구분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대한병원협회와도 논의를 잘해서 환자와 병원은 물론 영양사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올해 1월 1일 신임 회장으로 회무를 시작한 이 회장은 올해의 목표는 ‘회원 증대’라고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지금까지 영양사는 16만 명 정도가 배출된 상태지만 실제 영양사로 활동 중인 인원은 6만여 명으로 이 중에서도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7천여 명,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양 교사가 5천여 명 수준이고 대부분이 산업체에서 급식 관리를 하고 있다. 정식 회원 수도 1만 명에 머물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영양사협회는 간호사회와 의사협회처럼 의무가입 형태가 아니다. 법제화를 통해 회원 가입이 의무화되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협회가 나서서 회원들의 편이라는 것을 더 많이 알리고 다가가야 한다”면서 “이익단체로서 회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 지금보다 회원을 배가 시키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지금이 영양사들에게는 ‘위기’라며 영양사들의 역량 강화와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 회장은 “4차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영양서비스에 본격 도입되면 위생 안전관리나 식단을 짜는 영양관리를 AI가 대체할 것”이라며 “급식관리에 우리가 매몰되면 영양사가 진출하는 분야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개인에게 필요로 하는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 등 새로운 영양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영양사의 역량을 키워저야 한다”면서 “이제는 영양사의 역할을 다시 한번 재정립하고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에는 국민건강증진이라는 목표를 향해 갔다면 이제는 영양서비스를 통해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영양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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