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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무엇을 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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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무엇을 왜 어떻게'
  • 병원신문
  • 승인 2020.02.1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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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료원 박진섭 홍보과장
박진섭 과장
박진섭 과장

어느 회의에서 타부서 팀장이 개인적 궁금증을 전제로 물었다. 누가 홍보를 잘 하느냐고. 질문에 맞는 대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옆집 철수 엄마’라고 이야기했다.

과거엔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통한 기사나 방송, 신문광고 등이 최고의 선택지였지만 SNS가 발달하고 카페나 블로그 등 채널이 다양화 되면서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게 됐다. 세대별, 성별로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리란 것도 쉽게 예상 가능한 부분이다.

얼마 전 개그우먼 신봉선 씨가 LG전자의 휴대폰을 선물 받았다는 기사가 났다. 한 방송사 프로그램 촬영 중 신씨가 50m 다리 위에서 사용하던 LG전자 휴대폰을 떨어뜨렸는데 휴대폰이 멀쩡해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됐다.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나서 온라인상에서 LG전자의 휴대폰에 대한 댓글도 많이 달렸다. LG의 경우 이런 사례가 이미 여러차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런 이벤트에서 온라인상 댓글이나 티타임에서 가십처럼 이야기되는 부분이 지금의 ‘옆집 철수 엄마’ 역할이다(물론 이런 유명세가 판매로 이어지는지 여부는 별개지만). 얼마 후 LG에서 신봉선 씨에게 최신 휴대폰을 선물했다.

보통 옆집 철수 엄마의 말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무개 엄마. 그거 알아?” 마법의 주문인양 이 말 한마디면 철수 엄마의 말은 가장 강력한 사실이 된다. 최근 SNS의 발달로 젊은층에서는 SNS 정보나 댓글이 이런 철수 엄마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사용후기, 제품비교 등 철수 엄마처럼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나 개인의 경험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된다. 이런 댓글은 특정 시점을 떠나 과거 경험이나 앞으로의 기대치까지 반영한다.

홍보담당자 입장에서는 홍보 플랫폼이 다양화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반면 반대급부의 예측이 힘들어지게 됐다. 플랫폼이 단순했던 때와는 달리 지금 무엇을, 왜, 어떻게 홍보해야 되는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은 사람의 인생이 스며들어 있는 곳이다. 생로병사, 희노애락이 병원이란 공간에 담겨있다.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이 홍보의 대상이 된다.

그럼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은 왜 홍보가 필요할까? 처음 연재를 시작하며 병원에서 홍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이야기한 바 있다. 병원 기능의 고도화, 사회적 역할 증가, 올바른 정보의 제공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여기에 추가하자면 병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로 누군가는 희망을 얻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도 있다. 혹은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병원은 그야말로 살아움직이는 이야기상자처럼 홍보를 할 만한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럼 무엇을 홍보해야 할까?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 대부분이 홍보소스(거리)가 된다.

병원은 내부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외부의 충격에도 민감하다. 잘 치료 받고 퇴원한 환자, 치료를 위해 외국에서 온 환자, 처음 시도하는 수술, 임상시험, 봉사활동, 자원봉사자 등 의료진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병원의 모든 구성원과 행위가 홍보의 실마리다.

지난해 초 세브란스 페이스북을 통해 소아 간이식에 대한 교수의 인터뷰 형식 영상을 게재했다. 간단한 인터뷰였지만 이 영상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홍보가 됐다. 한 방송에서 인터뷰 내용 만으로 취재를 시작해 메인 뉴스 기사로 보도됐다. 내용을 요약하면, 한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간 기능이 멈춰져 있었다. 이식 만이 아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현행법상 90일 이전의 갓난아이에게는 이식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90일. 아이를 어떻게든 살려야 할 시간이었다. 생존확률은 33%. 의료진은 아이에게 간 투석 치료를 결정했다. 세계적으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치료였다. 간 투석 치료 의료기기업체에서도 돌도 안 된 아이의 투석치료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90일을 버텨야 하는 아이에게는 투석치료가 마지막 보루였다. 결국 투석치료를 시작했고 투석 후 혈액검사 결과는 좋았다. 의료진들은 환호했다. 검사 결과를 돌려보며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90일이 지나 아이는 엄마의 간을 이식받았다. 그 아이가 지난해 10살 생일을 맞았다. 초등학교 2학년으로 성장해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식을 위해 최초로 갓난아이에게 간 투석 치료를 시행한 의료진과 수술 후 10살이 된 아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기에는 충분한 소재다.

한 자원봉사자의 이야기도 있다. 27년째 세브란스병원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최혜란 할머니의 이야기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일정 나이가 되면 퇴임식을 갖는다. 퇴임식에서 만난 최 할머니는 다리가 불편해 지체장애 2급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27년간 환자들이 쓰는 수건 접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최 할머니의 이야기는 자원봉사자 퇴임식과 함께 연세의료원 원보에 인터뷰 기사로 소개됐다. 한 일간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최 할머니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다. 기자는 최 할머니를 만나보고 싶다며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최 할머니의 이야기는 인터뷰 기사로 나가게 됐다. 원보를 통해 생산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언론 홍보로 이어진 사례다.

이 외에도 의료진들의 의료봉사활동이나 환자를 위한 행사, 병원의 정책 변화 등 모든 소재가 홍보로 이어질 수 있다. 비단 그것이 특정 플랫폼을 통해 홍보되었다 하더라도 다른 플랫폼을 통해 또 다른 정보로 재생산될 수도 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해 말 중입자암치료센터 착공식을 가졌다.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는 암치료기다. 행사 후 보도자료로 간략히 행사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언론에 배포했다. 홍보팀으로서는 일차적인 업무를 마무리지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후 중입자치료기에 대한 문의와 함께 적잖은 기사거리가 쏟아지고 있다.

외부 환경 변화도 홍보거리가 될 수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외부이슈를 통한 홍보활동이어서 업무가 수월할 수 있지만 홍보의 적절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명확히 평가해야 한다. 사건사고나 사회적 이슈의 경우 언론 요청이 많기 때문에 이슈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의 정책변화는 대표적인 외부충격이다. 병원은 의료법이나 정책에 민감하다. 정책의 변화는 바로 현장에 적용된다. 사안에 따라 내부 시스템이나 프로그램을 바꿔야 될 때도 있다. 암환자 본인부담금 감소, 의약품 처방 중단 등 민감한 사안은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된다. 당연히 환자들은 본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정보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홍보거리를 발견했다고 무작정 홍보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왜 홍보해야 하는지, 홍보의 필요성이 있는지, 홍보로 인한 피드백은 긍정적일 것인지 등을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요한 가치를 놓칠 수 있다. 의료적인 문제나 환자의 의사, 사회적 인정이나 수용 정도 등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사례의 경우 생후 90일이 지나기 전까지 이식을 할 수 없는 제도적인 어려움, 아픈 아이를 살리고 싶은 의료진의 노력과 부모의 마음, 이식환자에 대한 사회적 지지 등 여러 측면에서 홍보소재로 무리가 없었다. 자원봉사자의 기사 역시 사회적인 봉사가 어렵지 않고,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홍보 소재가 정해지고 홍보에 무리가 없는지 평가됐다면 언론, 사보, SNS 등 다양한 플랫폼 중 가장 적절한 홍보수단을 찾아야 한다. 필요할 경우 모든 플랫폼을 활용해 홍보할 수도 있다. one source multi-use다. 다각적인 홍보활동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소스(홍보거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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