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예방, 희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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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예방, 희망 보인다
  • 윤종원
  • 승인 2006.03.29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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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가 지구상에 나타난지 25년만에 약으로 에이즈바이러스(HIV)의 감염을 미리 막을 수 있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국립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현재 에이즈 환자의 치료에 쓰이고 있는 약중에서 2종류가 원숭이 실험에서 HIV 감염을 거의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동성애자들을 비롯한 HIV 감염위험이 아주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서두르고 있다.

이 두 가지 약은 테노포비르(상품명: 비리드)와 엠트리시타민(상품명: 엠트리바)이며 이 두 가지를 혼합한 트루바다(Truvada)가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의 개발로 유명해진 캘리포니아 소재 질리드 사이언시스(Gilead Sciences) 사에 의해 판매되고 있다
.
CDC연구팀은 머카크 원숭이(아시아-아프리카산 짧은꼬리원숭이) 6마리에게 트루바다를 투여한 뒤 원숭이와 인간 에이즈 바이러스를 혼합한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남성동성애자의 HIV감염 경로인 직장을 통해 일주일에 한 번씩 14주에 걸쳐 투입했지만 한 마리도 감염되지 않았다.

그러나 트루바다가 미리 투여되지 않은 원숭이들은 한 마리만 빼고는 모두 두차례의 에이즈 바이러스 투입 후 감염됐다.

원숭이 실험에 관여한 CDC의 과학자 월리드 헤네인 박사는 이는 완벽한 예방효과이며 지금까지 실시된 어느 HIV 예방실험에서도 이러한 효과가 나타난 일이 없다고 밝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실험이 끝난 뒤 이 원숭이들을 4개월째 지켜보고 있지만 투약 없이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은 채 건강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투약으로 HIV의 수가 검출되지 않을 만큼 크게 준 것이 아니라 완전예방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헤네인 박사는 말했다.

이 두 가지 에이즈 치료제는 면역체계에 작용하는 백신과는 달리 단순히 HIV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약으로 HIV에 노출된 보건요원들에게 감염예방용으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HIV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전 이 약을 매일 또는 매주(투약의 시간간격은 아직 확실치 않다) 투여하면 말라리아 모기에 물리기 전에 먹는 말라리아 예방약처럼 감염차단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HIV에 감염되지 않은 남성동성애자들 일부는 에이즈에 걸린 친구나 의사로부터 이 약을 얻어 예방용으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1년에 시장에 나온 테노포비르는 하루 한 번 복용으로 혈액 속에 오랜 시간 남아있어 효과가 좋고 안전한 약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약은 다른 약이나 피임약과도 상호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른 에이즈 치료제들에 비해 장기복용 해도 내성을 덜 일으킨다고 한다.

CDC는 작년 1천90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태국의 마약 상용자, 보츠와나의 이성애 남녀들 그리고 미국 애틀랜타와 샌프란시코의 동성애 남성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으며 앞으로 미국의 3번째 도시(미확인)의 동성애 남성과 페루의 동성애남성 1천4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테노포비르는 여성들이 질에 바를 수 있는 살균젤 형태로도 테스트되고 있다.

CDC의 토머스 포크스 박사는 이 약의 예방효과가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되면 전세계에 신속하게 배포해 에이즈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IV는 지금도 1분마다 10명씩 감염시키고 있으며 매년 500만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예방백신 개발이 최대의 희망이지만 아직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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