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급여추진 재협상에 오노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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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급여추진 재협상에 오노 ‘포기’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9.07.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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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는 ‘환자’ 외치며 뒤에서는 ‘이익’ 계산…이중적 행보에 논란
면역항암제의 보험급여 확대를 놓고 오노 ‘옵디보’의 행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티쎈트릭’이 첫 테이프를 끊고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재협상 기회에 놓여졌으나 시선 차가 존재하고 있는 것.

정부는 올해 초부터 로슈의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오노·BMS의 옵디보(니볼루맙) 등 면역항암제 3종에 대한 급여확대 논의를 개별 제약사들과 진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보건복지부는 이들 제약사에게 ‘환자의 반응 유무’를 급여확대 조건으로 제시하고 사전협상에 돌입했다.

사전협상은 암질환심의위원회, 건강보험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 등 의약품 등재나 급여확대를 위한 정식 논의기구가 아닌 일종의 특별전형이다.

면역항암제는 항암요법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약물로, 고가이지만 향후 추가될 적응증이 무궁무진하다. 이에 정부가 사회적으로 필요하지만 재정부담이 큰 약의 급여기준 확대 논의를 위한 별도의 장치인 사전협상을 제시하고 재정요소나 확대기준 등에 대한 합의를 이뤄 빠른 절차로 통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 4월 후발주자인 로슈가 복지부의 급여확대 조건을 받아들이고 티쎈트릭의 사전협상을 타결했다. 이어 최근 약가협상 절차를 마치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상정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폐암에서 2차치료제로 PD-L1 발현율(발현 비율 IC2/3주2) 기준이 잡힌채 급여권에 진입한 티쎈트릭은 이른바 ‘올커머(PD-L1 발현율과 무관)’로 폐암과 방광암에서 처방할 수 있게 됐다.

반면 MSD와 오노는 복지부의 급여확대 조건을 받지 않았다.

MSD는 키트루다를 1차요법에서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하려는 상황이었고, 오노·BMS는 옵디보를 폐암 2차·3차요법에서 PD-L1 제한 없이 처방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계획이었기에 계산이 달라진 것.

하지만 다국적제약사 출입기자단의 공동취재 결과 이번 재협상에서 두 회사의 태도차는 극명하게 나타났다.

협상 결렬 이후 정부는 두 제약사 모두에 재협상을 제시했고 MSD만 테이블에 앉아 정부와 사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환자들은 최소한 폐암 1차요법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반면 오노는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일본 본사 차원의 결정을 내려졌고 한국법인 역시 이를 수긍하며 지금까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 파트너사인 BMS가 설득을 시도하고 있지만 미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BMS와 환자 입장에서는 향후 ‘여보이(이필리무맙)’와 옵디보의 병용요법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없게 됐다. 사전협상 결렬 이전까지 끊임없이 ‘환자를 위해 옵디보 급여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해온 오노의 이중적인 태도에 논란이 일고 있다.

다른 면역항암제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위암의 경우 현재로써는 옵디보만 적응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옵디보가 한국 급여 확대를 포기하면 환자의 치료옵션 중 하나가 사라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오노가 협상 의지를 보인다면 언제든지 재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환자들의 니즈는 분명하다. 급여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와 제약사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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