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보험 도입, 실손형 형태가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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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보험 도입, 실손형 형태가 바람직
  • 김완배
  • 승인 2005.11.04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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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민간보험 대응방안 주제 세미나 열고 득실 따져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계기로 사실상 민간의료보험 시대가 개막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올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공보험인 건강보험 재정규모의 절반정도되는 수준이다. 민간의료보험시장은 3-4년내에 공보험 시장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는게 의료계의 관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병원협회(회장 유태전)는 3일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홀에서 ‘민간의료보험 대응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민간의료보험 도입에 따른 의료기관들의 이해득실을 따져보고 앞으로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김철수 병협 부회장(중소병원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공보험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보험 도입의 필요성이 설득력있게 들린다”며 민간의료보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 민간보험의 추진방향을 모색해 봐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즉,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국내 의료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계기로 해외로 유출되는 고급의료수요를 우리나라로 되돌리고 나아가 외국인이 진료받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주장이다.

축사에 나선 김세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민간보험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데 이어 대표적인 사회주의 의료로 꼽히고 있는 현행 건강보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건강보험제도를 획기적으로 보완하기 위해선 민간보험 도입이 검토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국내외 민간의료보험의 현황과 시사점’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경희대 의료경영학 정기택 교수는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의료기관들은 행위별수가제에 근거한 실손형 민간의료보험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어 역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민간보험 도입으로 진료비 청구와 심사를 둘러싸고 의료기관과 보험사간의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병·의협을 중심으로 독립된 심사기구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40곳이나 되는 보험사가 제각각 청구 시스템을 만들 경우 관리운영비가 과다지출될 수 밖에 없기때문에 독립적인 심사기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보험사가 가입을 꺼려하는 만성병환자나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는 정부나 공보험에서 어느 정도 재정을 보전해 주는 위험조정기금을 조성, 이들 환자들을 인수거부하는 경우는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와 관련해선 국민들에게 공보험과 민간보험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영국에서 민간보험이 크게 확산된 사례를 들어 당연지정제 폐지여부가 민간보험 확산의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의료기관 알선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상의 규제조항 폐지여부도 민간보험의 활성화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검토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세미나 두번째 주제로 ‘민간의료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의 역할 분담’에 대해 발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박사는 중증질환은 공보험에 맡기고 경질환을 놓고 소비자가 공보험과 사보험을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 공보험을 보완하는 개념에서의 사보험 도입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최 박사는 앞으로 의료시장 개방으로 병원간 고객확보 경쟁이 보험사를 통한 고객확보 경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우수한 병원그룹과 네트워킹을 형성하려는 보험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보험사의 지배력에 대항한 거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네트워킹도 최 박사의 예상중 하나.

최 박사는 민간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민영건강보험료에 세제혜택을 주고 국민건강보험 정보와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공보험의 요양기관 당연지정제도를 계약제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 후원을 맡은 메드뱅크사 박용남 사장은 ‘민간의료보험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환경’이란 세번째 주제발표에서 병원을 중심으로 한 민간의료보험협의체를 통해 환자와 병원의 권익을 보호하면서 보험사에게도 이익이 되는 민간의료보험의 새로운 도입모델을 제시,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박 사장은 병원계의 단합을 통해 보험사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보험사에 대해 원활한 시장진입을 위해 병원과 보험사를 연결하는 통합 네트워크 허브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와 병원, 보험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비지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박 사장이 제시한 모델에 따르면 네트워크에 가입된 모든 의료기관에서는 환자가 별도의 보험금 청구절차없이 보험가입확인만으로 간편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보험금은 추후 병원과 보험사간에 정산하도록 하자는 것. <김완배·kow@k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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