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신의료기술 탈락 제품,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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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신의료기술 탈락 제품, 이유 있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8.10.2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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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밝힌 체외진단기기 탈락 사유, 진단 정확도 떨어져
정부의 의료기기분야 규제완화 정책에 따라 체외진단기기가 신의료기술평가 단계를 거치지 않고 시장진입이 허용되면서 기존에 탈락한 체외진단기술을 사용한 기기가 의료현장에 사용될 경우 불필요한 의료행위 증가로 국민의료비용 증가와 건강보험재정 누수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지난 3년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신의료기술평가를 진행한 체외진단검사분야 기술은 229건으로 같은 기간 494건의 신의료기술평가 총 신청건수의 46%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시장진입이 실패한 건수는 총 50건으로 21.8%에 달했다. 주로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엔 연구결과가 부족한 경우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체외진단검사 신의료기술평가 탈락사유’ 자료에 따르면 암 진단 10% 이상 오진 가능성이 있고 정확도가 떨어져 단독검사가 불가능하며, 우리나라 의료현실에 부합하지 않아 유용성이 전혀 없는 체외진단검사를 신의료기술평가 단계에서 탈락시킨 것이 확인됐다.

윤 의원은 이러한 체외진단기기 중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밝힌 탈락사유 2가지를 예로 들었다.

우선 효소면역분석법으로 불리는 ECPKA(Extracellular Protein Kinase A Autoantibody) 자가항체는 ECPKA 단백질을 측정해 암 의심환자와 암발병 가능성을 검사하는 체외진단기기로, 검사하고자 하는 정상인을 대상으로 암의 검진, 진단, 치료 결정 등에 활용된다.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심의 의견으로는 ECPKA 임계치(검사결과값)에 대한 기준이 확립돼 있지 않은 점과 문헌검토 결과 ‘암이 없는 정상인의 10% 정도에서 암에 대한 양성판정’이 나오는 등 부정확한 정보가 도출됐다고 밝히고 있다. 최종 평가결과는 해당 체외진단기기의 경우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할 연구결과가 부족하다고 평가해 조기기술로 분류돼 시장진입이 차단됐다는 것.

윤 의원은 앞으로 해당 체외진단기기가 사용되면 암 진단을 잘못받은 10%의 환자는 다른 의료기관을 옮겨다니며 검사를 다시 해야 하며, 자신이 암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감수해야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체외진단기기인 코펩틴 정량검사(Quantitative Copeptin test) 테스트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내의 코펩틴을 측정해 급성심근경색증이 아닌 환자를 선별하는 검사에 쓰인다.

평가위원회 심의 의견을 보면 이 기기의 경우 급성심근경색증이라는 응급상황에 이미 표준검사 방법인 트로포닌검사가 사용되고 있고, 코펩틴 검사를 추가해도 진단의 정확성에 전혀 변화가 없어 환자 선별의 의미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최종 결과는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나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할 수 없고 진단 정확성이 낮아 연구단계기술로 구분돼 시장진입이 차단됐다.

윤소하 의원은 이 검사가 도입되면 심근경색으로 응급실로 실려가 이미 응급치료를 하고 있는데 심근경색 여부를 판단하는 불필요한 피검사를 추가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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