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3년만에 국내 발생,20명 격리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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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3년만에 국내 발생,20명 격리조치
  • 병원신문
  • 승인 2018.09.08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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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9일 오후 2시 긴급 관계 장관회의 개최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만에 발생한 8일 저녁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굳은 표정으로 감염자 상황 및 관련 대책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 만에 국내에서 발생했다. 정부는 이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등 밀접접촉자 20명을 격리조치하는 등 방역체계를 강화했다.환자는 귀국한 지 만 하루 만에 메르스 확진을 받았으며, 현재 위독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9월8일 서울에 사는 A(61) 씨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대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8월16일부터 9월6일까지 쿠웨이트에 업무로 출장을 갔다가 지난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귀국했다.

A 씨는 쿠웨이트에 있던 지난 8월28일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이후에도 설사 증상을 보여 공항에서 바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A 씨는 귀국 시 공항 검역단계에서 체온이 36.3도였고, 호흡기 증상도 없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A 씨는 공항에서 리무진형 개인택시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으며, 병원은 A씨를 응급실 선별격리실로 격리해 진료하고 발열, 가래 및 폐렴 증상이 확인되자 보건당국에 의심환자로 신고했다.

이후 A 씨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있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검체를 검사한 결과 메르스 양성으로 확인했다.

환자가 귀국한 시점은 7일 오후 4시 50분께로 메르스 확진은 입국 후 만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환자를 진료 중인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 씨는 호흡곤란과 혈압저하 등의 증상이 없어 상태가 중하다고 판단되지 않지만, 수년 전 경험을 살펴보면 앞으로 1∼2주 사이에 중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치료가 끝날 때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는 항공기, 방문 의료기관 등을 대상으로 접촉자를 파악 중이다.

현재까지 파악한 밀접접촉자는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항공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 삼성서울병원 등 의료진 4명, 가족 1명 등 총 20명이다.

추가 조사가 진행되면 접촉자 숫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이들 접촉자에게는 보건소 등을 통해 밀접접촉자임이 통보됐고, 자택 격리 등 필요한 조치가 진행 중이다.

A 씨가 경유한 삼성서울병원은 개인보호구 등을 착용하고 A씨를 진료했다고 밝혔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의료진 외에 방사선사와 간호사 등도 업무에서 배제한 상태다.

보건당국은 A씨가 두바이에서는 환승을 위해 짧은 시간 머물렀기 때문에 잠복기 등을 고려하면 쿠웨이트에서 메르스에 걸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외교부는 A 씨를 통해 쿠웨이트 현지에서 접촉한 한국인의 감염 여부에 대해서도 파악할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환자는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격리돼, 지역사회에 노출은 많이 안 됐다고 본다"며 "지역사회에서 2차 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접촉자 조사와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20∼46%에 달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원이며, 중동지역에서 낙타접촉 등에 의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거나 의료기관 내 밀접접촉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주 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이며, 그 외 두통, 오한, 인후통 등, 잠복기는 2∼14일이다.국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한 것은 지난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환자가 처음 생겨 전국을 강타한 이후 3년여만이다.

2015년 첫 환자가 나오고 같은 해 12월 23일 '상황 종료'가 선언될 때까지 186명이 감염되고 그 중 38명이 사망했다. 격리 해제자는 1만6천752명에 달했다.

당시 메르스의 공포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하고 인구이동을 급격히 위축시켜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던 번화가는 한산해졌고 한국을 찾던 관광객들은 발길을 끊었다.정부는 당시 메르스 사태의 후속조치로 감염병 관리의 최전선에 있는 질병관리본부를 차관급 조직으로 격상하는 등 방역체제를 강화했다.

한편 정부는 9월9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긴급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한다.

8일 총리실에 따르면 이 총리는 이날 메르스 환자 발생 상황을 보고받은 직후 "환자를 완벽하게 격리하고 매뉴얼대로 치료하라. 역학조사를 신속하고 철저히 진행해 메르스 확산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라"고 긴급지시를 내린 데 이어 관계 장관회의 소집을 주문했다.

관계 장관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행정안전부 장관, 서울시와 서울대병원 관계자, 민간 전문가 2∼3명이 참석해 메르스 환자 및 밀접 접촉자 격리 상황을 점검하고, 메르스 확산 방지책 등을 전반적으로 논의한다.

이 총리는 관계장관 회의에 현장 대응인력, 실무자는 부르지 말라고 당부했다.그는 이날 긴급지시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환자 스스로 귀국 전부터 이상을 느끼고 귀국 즉시 리무진 택시로 병원으로 직행, 바로 음압 상태 격리. 비행기 동승자들도 전원 자가 격리"라며 "초기대응은 잘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도 국내에서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서울에서 발생한 데 따라 8일 메르스 대책반을 가동했다.

서울시는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확진 환자 접촉자를 추가 파악하고, 모니터링 중이다.

정부가 확진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등 밀접접촉자 20명을 격리 조치한 가운데 확인된 접촉자 수가 20명에서 21명으로 늘었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서울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선제적 대처로 극복했던 경험을 살려 확산을 차단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에 있던 박원순 서울시장도 상경해 메르스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박 시장은 자신의 SNS 계정에 글을 올려 "서울시가 추가로 할 일이 무엇인지 점검해보겠다"며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나은 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9월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여 만에 국내에서 발생함에 따라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메르스 환자가 서울에서 발생해 감염병 관리 상시대응 체계상 '관심' 단계이지만 경기도에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인 '경계' 단계에 준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경계 단계일 경우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고 보건복지국을 위시한 경기도재해대책본부를 꾸려 24시간 운영한다.

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메르스 사태의 경우 첫 발생지가 경기도였던 만큼 초동대응을 철저히 하기 위해 감염병 매뉴얼에 앞서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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