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생물해적 규제에 학자들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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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생물해적 규제에 학자들 불만
  • 윤종원
  • 승인 2005.10.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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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동식물 중 적어도 30%를 품고 있는 아마존 우림 지역에서 각종 씨앗이나 동물의 혈액표본 등을 몰래 반출하는 이른바 `생물해적질"이 극성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부 학자들은 브라질 정부의 지나친 규제정책으로 신약 연구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신약 연구에 필요한 생물 표본을 해외에서 분석하고 싶어도 브라질 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반출이 불가능해 포기하거나 에콰도르나 볼리비아, 페루 등 다른 아마존 지역 국가로 연구지를 옮기는 일이 허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으로 거미를 갖고 나가려던 독일인 2명이 체포된 것을 비롯, 지난 10년 동안 30명 넘는 외국인이 체포되고 이들이 갖고 있던 표본들은 압수되거나 폐기됐다.

지난 2002년에는 약 20종의 새로운 원숭이 종을 발견한 네덜란드 학자 마르크반 루스말렌이 살고있던 아마존 마나우스의 집에서 당국이 27마리의 희귀종 원숭이를 압수했다.

루스말덴은 이들 원숭이를 연구 목적으로 키우고 있던 중이었다며 지난 1996년부터 사육 허가를 신청했으나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학자들의 불평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리우데자네이루 대학의 어류학자 파울루 버컵 교수는 "브라질은 자국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을 파악조차 하지 못해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인들은 19세기 헨리 위컴이라는 영국인이 고무나무 씨앗을 밀반출한 뒤 고무 공급 독점권을 잃게 된 뼈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지난 1992년 리우 환경정상회담에서 자국 보유 동식물로부터 나오는 이익을 관련 국가들이 나눠야 한다는 조항을 담은 협약이 체결되자 브라질인들은 혼란에 빠졌다.

브라질리아대학의 동물학 교수 로베르트 카발칸티 박사는 "가입국들은 어떻게 이행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협약에 서명했고 누구나 이익 분배를 주장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정부는 책임을 떠맡게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는 필요하지만 생물해적질을 막는 최상의 방법은 투자 확대와 브라질인들의 독자적인 수집 분류라면서 생물해적 행위라는 개념 자체가 열대우림 보호 반대론자들에게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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