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보건업 노동시간특례업종 유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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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보건업 노동시간특례업종 유지 반발
  • 오민호 기자
  • 승인 2018.02.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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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장시간노동…업무 특성 아닌 인력 부족 주장
보건업 노동시간특례 대상 업종 유지는 탁상정책

보건의료노조가 1주 최대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축소 업종에서 보건업을 제외한 것을 두고 반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월27일 1주 최대 노동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축소하는 노동시간 단축안에 합의했다. 여야가 합의한 합의문에는 주 40시간을 초과한 8시간 이내 휴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고 8시간을 초과하는 휴일근로는 동상임금의 100%를 가산하는 하도록 했다. 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민간에도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노동시간 특례제도를 완전히 폐기하지 않은 점이다. 여야는 현재 26개 특례업종을 대부분 폐지하되 △육상운송업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운송서비스업 △보건업 등 5개 업종은 제외한 것.

이와 관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나순자)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노동시간 단축 개정안 합의를 마련한 점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보건업을 노동시간 특례업종 폐지대상에서 제외한 점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은 장시간 노동이 횡행하고 있다”며 “2017년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1일 평균 연장근무시간은 82.2분으로 이는 주당 평균 노동시간 46.85시간을 근무하고 연간 평균 2천436시간을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16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52시간 이상 근무하는 비율이 10.8%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관행처럼 굳어진 병원문화도 문제 삼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자살한 서울아산병원 신규간호사는 저녁근무(evening근무) 당시 오후 1시에 출근해 다음날 새벽 5시에 퇴근할 정도로 장시간노동에 노출되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법정 근로시간이 준수되지 않고 일상적인 연장근로가 관례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병원내 장시간노동은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과 직결된다며 노동시간 특례업종에 병원을 포함한 점을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인력부족으로 밥 먹을 시간도 없고,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는 병원노동자들의 장시간노동은 의료사고와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병원을 노동시간 특례업종으로 묶어두는 것은 병원노동자들에게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는 장시간노동을 강요하는 현재의 인력운영체계를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것과 똑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병원을 노동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지 않는 것은 병원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탁상정책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은 상시적인 업무의 특성상 초과근로 대상사업장이 아니라 특수한 경우에도 교대근무제, 당직근무제, 콜제 등이 운영되고 있어 장시간 근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병원의 장시간노동은 업무 특성 때문이 아니라 인력부족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의 장시간노동은 적은 인력으로 많은 환자를 담당하게 하거나 많은 업무를 하게 하고 충분한 적응기간이나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신규인력을 곧바로 투입하기 때문이며 이직률이 높아 숙련인력이 부족하고 충분한 인력충원 없이 각종 회의·교육·행사·평가준비 등 엄청난 업무를 감당하게 만들고 각 직종간의 업무 분장을 제대로 하지 않아 각 직종의 고유업무를 타 직종이 대행하는 등의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병원의 장시간노동은 업무특성상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인력 부족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건업을 노동시간 특례대상업종으로 유지할 명분이 없다면서 인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면 보건업을 노동시간 특례대상업종에서 제외해도 아무런 운영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2020년까지 노동시간을 1천8백 시간대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에 따라 2018년부터 병원내 장시간노동 근절을 위한 시간외노동 줄이기 운동을 전면적으로 실시하고 시간외노동 감소를 위한 인력확충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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