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형태 다양화? 일할 사람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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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형태 다양화? 일할 사람이 있어야지!
  • 최관식 기자
  • 승인 2017.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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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간호인력 권역별 설명회에서 지방 중소병원 간호부장들 ‘웨이팅 철폐’ 주장
“지방 중소병원들은 그 동안 제안된 다양한 간호사 근무형태를 이미 다 시도해 봤습니다. 간호사들의 특성과 요구에 맞춘 창의적인 방법들을 대부분 중소병원에서 많이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절대적인 간호사 공급이 부족해 근무형태의 변화 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큰 병원들이 간호사 채용 시 웨이팅을 풀어준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 같습니다.”

대한병원협회(회장 홍정용)가 8월18일 경북대병원 6동 10층 대강당에서 개최한 ‘2017년 간호인력 취업지원 권역별 설명회’에서 경북지역 한 중소병원 간호부장은 간호사가 부족해 병원을 운영하기 힘든 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병원계의 상생·협력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올초에 서울지역 모 대학병원 간호부장을 만났을 때 신규간호사가 적응을 못하면 웨이팅(취업 대기)을 걸어놓은 다른 간호사가 있어 굳이 붙잡지 않고 그냥 내보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우리가 처한 현실과 차이가 나도 너무나 많이 나 왠지 모르게 불공평하다는 생각마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큰 병원의 웨이팅 제도만 없다면 지방 중소병원 간호사 인력난은 지금보다 한결 나아질 것”이라며 “우리 병원에서는 신규간호사를 본 지 10년은 넘은 것 같은데 앞으로는 대학병원도 웨이팅 없이 그만 두고 나가려는 간호사를 붙잡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공평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 대한병원협회(회장 홍정용)는 8월18일 대구광역시 중구 삼덕동 소재 경북대학교병원 6동 10층 대강당에서 '2017년 간호인력 취업지원 권역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간호사를 채용하기 위한 방법론적 '요령'보다는 현실적으로 간호사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병원의 간호부장도 “오늘 설명회 내용이 우리가 실제 처하고 있는 실정과 안 맞아 갑갑했다”며 “취업하는 사람이 병원과 근무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병원이 변화해야 한다고 했지만 나이트를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그런 방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간호사 수급에 도움이 되는 얘기를 듣고 싶어 찾아왔는데, 오늘 설명회에서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며 “중소병원 간호부장들은 간호사 한 명이 그만두고 나간다면 붙잡고 매달릴 수밖에 없으며 정작 우리가 궁금한 것은 간호사 인력확대 방안”이라고 말해 좌중으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설명회에서 ‘간호인력 운영을 위한 근무형태 다양화 필요성 및 도입 방안’을 발표한 노무법인 휴먼플러스의 노무사는 이같은 참석자들의 지적에 대해 “앞으로 병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사람을 뽑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정부만 바라보기보다는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간호사가 우리 병원 문을 두드릴 근무환경을 만들 것인가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간호사 이직의사가 70%를 넘는데 이는 열악한 근무환경 및 노동강도가 배경”이라 지목하면서 “병원의 근무환경 변화에 따라 간호사들이 원하는 형태의 근무조건을 제시해야 필요한 간호사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향후 연장근로시간을 포함해서 주당 최대 근무시간이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고,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15.7%씩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급이 계속 오르면 연장근무보다는 정규직을 더 채용하는 것이 비용효과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간호사 채용에 성공한 병원의 사례를 발표한 청구성심병원 이규민 간호부장은 “우리 병원은 간호사가 원하는 것은 모두 맞춰주고 있으며 간호사가 갑이고 간호부장은 을”이라면서 “과감하게 시간선택제를 도입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따른 간호사 부족문제를 해소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부와 수가 탓만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8시간 근무하면 간호관리자가 적극적으로 퇴근을 시켜야 하며 취업을 희망하는 간호사들도 그 점을 알고 지원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규민 간호부장은 또 간호사 채용 과정에서 간호인력 취업지원센터를 잘 활용하고 있다며 많은 활용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2교대 근무제 도입 및 운영 현황’을 설명한 분당서울대병원 조문숙 전 간호본부장은 “2교대 근무제는 8시간씩 3명이 교대하던 것을 12시간씩 2명이 교대하는 방식”이라 설명하면서 “간호사들이 정시에 출퇴근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제도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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