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 만든 시리얼로 이유식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은 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며 오히려 유아기에 다양한 음식을 접하도록 해야 성인이 돼서 건강에 좋은, 다양한 음식에 익숙해 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젖이나 우유를 떼고 처음 접하는 식습관이 성인기의 식습관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잘못된 "통념"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아영양학 전문가들은 출생 후 6개월이 지난 유아는 거의 모든 음식을 소화할 수 있으므로 심지어 카레나 엔칠라다 등 향이 강한 소수민족의 고유 음식이나 매운 음식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가계(家系)에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 병력자가 있는 경우 알레르기 유발 우려가 있는 음식을 준 뒤 발병 여부를 관찰하는 등 조심할 필요는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소아영양학회의 제틴더 바티아 박사는 미국 부모들은 서양식에 편향되게 아이를 키워 식습관에 미국의 인종적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나라마다 유아 식품영양의 차이는 과학에 근거하지 않고 문화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레바논 출신으로 뉴욕에 거주하는 라야 아자르베이기는 작년 출산 직후부터 자신이 먹는 음식을 아이에게도 먹여야겠다고 결심, 후머스(이집트 콩을 삶아만든 중동식 음식)처럼 중동식 풍미가 강한 음식을 아이에게 먹였다.

아자르베이기는 "처음에 소아과 의사는 나를 정신나간 사람으로 여겼지만 우리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걸 보고는 "하기는 인도에서 아이들은 그런 음식을 먹지요. 당신 아이라고 그런 음식을 왜 못 먹겠느냐?"며 인정한다"고 말했다.

베일러의과대학 소아과의 낸시 버트 교수는 전통적 미국인 가정에서는 쌀로 만든 시리얼을 이유식을 시작할 때 최적의 음식으로 여기지만 철분이 풍부한 고기가 더 좋은 이유식이 될 수 있다면서 유아에게 특정 시기에 특정 이유식을 먹여야 한다는 등의 가설들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 가정에서 유아에게 극히 제한적인 음식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성장한 다음 건강에 좋은, 다양한 음식에 익숙해 질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고 우려한다.